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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핵개발해서 사격 못해도 된다" 아시안게임 말말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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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 게임이 막바지로 접어들고 있다. 한국이 23일 12시 현재 금메달 62개로 일본 32개에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며 선전하자 네티즌들은 메달 순위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가십 거리를 좇으며 축제를 즐기는 모습이다. 선수와 네티즌, 중계방송 해설자들의 '촌철살인'하는 말들이 인터넷에서 회자 되고 있다.


네티즌들을 '빵' 터뜨린 것은 수영 '얼짱' 정다래의 '강심장(?)' 토크다. 금메달을 딴 뒤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계획을 묻자 "아직 아시안 게임이 끝나지 않았는데....좀 쉬고...쉽시다" 라고 말해 폭소가 터지기도 했다. 경기전 무슨 꿈을 꿨느냐는 질문에는 “솔직히 말하겠다. 동현이(남친) 꿈을 꿨다. 꿈에서 재밌게 놀아서 그런지 개운하게 일어났다” 며 신세대 다운 솔직함을 보였다.

수영영웅 박태환과 라이벌 장린의 승부를 떠난 우정의 말도 네티즌들을 감동시키고 있다. 박태환은 자유형 400m 세계선수권자인 라이벌 장린이 부진하자 "작년에 나도 그랬다. 긴장과 압박을 스스로 이겨내라"고 조언해 장린으로 부터 "고맙다"는 말을 들었다.

배드민턴 혼합복식의 이효정은 베이징올림픽과 아시안게임에서 남자 파트너를 바꿔가며 금메달을 따 이용대와 신백철에게 병역면제를 선물(?)해 '여성병역브로커'라는 애칭이 붙기도 했다. 이효정은 23일 국내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병역브로커라는 별명이 마음에 든다"며 환하게 웃었다.

북한 사격에 대한 한 네티즌의 말은 의미심장하다. 30대 이모씨는 경기초반 한국이 사격에서 금메달을 독식하자 북한 사격이 예전만 못하다며 "핵개발을 했기 때문에 이제 사격을 못해도 된다" 며 비꼬기도 했다. 그러나 북한은 이후 러닝타겟 등에서 금메달 3개를 따 '사격강국'의 체면치레를 했다.

북한 역대 사격 선수들의 금메달 소감은 섬뜩하기로 이름나 있다. 광저우 사격 10m 러닝타겟 혼합 경기 개인과 단체에서 2관왕에 오른 박명원은 "조국과 수령님께 영광을 돌린다" 고 말해 여전히 구태를 벗어나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1972년 뮌헨 올림픽 사격에서 금메달을 딴 북의 리명원은 "적의 심장을 겨누는 심정으로 쏘았다" 고 말해 세계를 놀라게 한 바 있다.

또 1982년 뉴델리 아시안 게임에서 권총에 걸리 금메달 7개를 싹쓸이하며 북한 사격의 영웅으로 대접받는 서길산 역시 " 적의 심장을 쏜다는 각오로 했더니 백발백중이 됐다" 는 소감을 밝혀 공분을 사기도 했다. 24년뒤 2006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북한사격 감독으로 출전한 서길산은 당시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뉴델리 발언'을 기억하냐고 묻자 "그때는 혈기왕성해서..."라며 쑥스러워 하기도 했다.

TV 중계방송 해설자의 말도 화제에 오르고 있다. 22일 열린 여자 펜싱 플레뢰 단체전에서 아나운서가 "남현희 선수는 키가 작은 데도 불구하고 뛰어난 실력을 보인다"고 하자 해설자는 "1m짜리 젓가락으로 밥을 먹을 수 없지 않습니까" 라며 다소 과장된 비유로 시청자들을 웃겼다.

또 남자양궁 단체전 결승경기 중계방송에서 아나운서가 중국의 두번째 사수가 6점을 쏘는 실수를 했다고 말하자 김수녕 해설위원은 "중국이 실수해서 이긴 것이 아니라 실수를 하지 않은 우리 선수들이 실력으로 이긴 것"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룸=이병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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