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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만 나면 두들기고, 빈틈 없이 틀어막고 … 아시아 최강 화끈하게 끝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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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한국 야구 금메달의 주역인 추신수(가운데)와 윤석민(왼쪽)이 대만을 꺾고 우승을 확정지은 뒤 대표팀 주장 봉중근과 손을 마주치며 기쁨을 나누고 있다. 이번 대회 금메달로 병역 면제 혜택을 받게 된 추신수는 결승전에서 2타점을 올렸고, 5회 구원 등판한 윤석민은 5이닝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광저우=김성룡 기자]


한국 야구가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우승하며 4년 전 도하 대회의 아픔을 씻었다.

 야구 대표팀은 19일 광저우 아오티 구장에서 열린 대만과의 결승전에서 홈런 세 방 등에 힘입어 9-3으로 승리, 아시안게임에서 8년 만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대표팀은 프로 선수 참가 후 1998년 방콕, 2002년 부산 대회에서 연속 우승했으나 2006년 도하 대회에서 대만·일본에 연패하며 동메달에 그친 바 있다.

 절치부심한 이번 대회에선 예선전 3경기를 포함해 5전 전승으로 우승했다. 한국 야구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9전 전승),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우승에 이어 올해 아시안게임까지 3년 연속 국제대회에서 눈부신 성과를 올렸다.

 ◆쌍포와 황금계투=타선은 역시 추신수(클리블랜드)가 리드했다. 1회 초 선제 타점을 올리는 중전안타를 때려냈고, 2-1이던 3회 또다시 중전안타를 날렸다.

 이후에는 이대호(롯데)와 강정호(넥센)가 대포로 화답했다. 이대호는 3회 2사에서 비거리 135m에 이르는 좌월 솔로포를 터뜨렸다. 이어 강정호의 좌월 투런포가 나와 대표팀은 6-1로 승기를 잡았다. 강정호는 7-3이던 9회 쐐기 투런홈런까지 뽑아내는 등 3안타·5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마운드에선 류현진(한화)과 윤석민(KIA)의 효과적인 계투가 빛났다. 선발 류현진이 4회까지 3실점하며 흔들리자 조범현(KIA) 대표팀 감독은 5회부터 윤석민을 마운드에 올렸다. 윤석민은 최고 시속 150㎞가 넘는 직구와 날카로운 변화구를 섞어 대만 타자들을 현혹했다. 그는 5이닝 동안 삼진 7개를 잡으며 3피안타·무실점으로 경기를 마무리해 승리투수가 됐다.

 허구연 MBC 야구해설위원은 “전력상 우리가 앞서는 건 분명하지만 한 경기도 져서는 안 된다는 부담감이 그만큼 컸다. 조 감독을 비롯한 선수단 모두가 끝까지 긴장감을 놓지 않았던 게 승리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최강의 팀워크=대표팀 최고의 에너지는 강한 팀워크였다. 현 대표팀 주축 선수들은 베이징올림픽과 WBC를 거치며 국제용 선수로 성장했다. 이 과정에서 선수들은 형·동생처럼 긴밀하게 얽혔다. 선수들은 “소속팀 선후배들보다 대표팀 동료들이 더 편하게 느껴진다”고 입을 모았다. 이런 분위기는 자연스럽게 좋은 경기력으로 연결됐다.

 병역특례라는 ‘당근책’도 빼놓을 수 없다. 과거 박찬호·이승엽 등의 국제대회 활약 덕분에 병역면제를 받았던 선수들은 이번 대회 금메달을 통해 ‘특혜 대물림’을 하자고 단단히 다짐했다. 류현진·윤석민·이대호 등 이미 병역을 해결한 선수들이 미필자들을 위해 죽기살기로 뛰었다.

 ◆11명 병역면제 혜택=덕분에 추신수와 강정호를 비롯해 최정·송은범·김강민(이상 SK), 안지만·조동찬(이상 삼성), 임태훈·고창성(이상 두산), 양현종(KIA), 김명성(중앙대) 등 11명이 이번 대회를 통해 병역 면제를 받게 됐다.

광저우=김식 기자
사진=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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