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광저우] 펜싱 남현희, 나비처럼 날아 벌처럼 찔러 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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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현희가 시상식에서 환하게 웃으며 하트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광저우=연합뉴스]

시상대에 가장 높은 곳에 선 남현희(29·성남시청)는 수줍게 하트를 그렸다. 사이클 선수인 다섯 살 연하 남자친구 공효석(24·서울시청)에게 보내는 하트였다.

 ‘미녀 검객’ 남현희가 아시안게임 여자 플뢰레 개인전 2연패를 달성했다. 남현희는 19일 광저우 광다체육관에서 벌어진 펜싱 여자 플뢰레 개인전 결승에서 천진옌(중국)에게 15-3 완승을 거뒀다.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단체전 금메달,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 여자 플뢰레 개인전과 단체전 금메달에 이어 아시안게임에서 4개째 금메달이다.

 여유 있는 경기 운영이 돋보였다. 올 8월 해병대 캠프에 참가하는 등 지독한 훈련에 매달린 남현희는 예전보다 훨씬 침착했다. 천진옌은 빈틈이 없는 남현희를 전혀 공략하지 못했다.

 남현희는 “ 4강에서 대표팀 동료 전희숙(26·서울시청)과 맞붙게 돼 부담이 됐는데, 결승에서는 오히려 편안하게 경기를 했다. 이번 대회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하나 더 딴 뒤 2012년 런던 올림픽 금메달을 노려보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남자부에서는 구본길(21·동의대)이 사브르 개인전 결승에서 중만(중국)을 15-13으로 누르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생애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딴 그는 “함께 고생한 동료들에게 기쁨을 전하고 싶다”는 소감을 밝혔다.

 펜싱 대표팀은 경기 이틀 만에 4경기에 출전해 금메달 4개 모두 휩쓰는 쾌거를 달성했다. 전날에는 여자 사브르의 김혜림(25·안산시청)과 남자 에페의 김원진(26·울산시청)이 금메달을 땄다. 김용율 대표팀 감독은 “출발이 좋다. 목표 금메달을 훨씬 더 올려야겠다. 아직도 금메달을 노리는 종목이 3~4개나 남아 있다”며 활짝 웃었다.

광저우=온누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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