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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ose-up] 화장품사 CEO 바비 브라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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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한국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BB크림’ 제품을 미국과 전 세계 시장에 내년 봄에 출시할 계획이다.”

 자신의 이름을 딴 명품 화장품 브랜드인 미국 ‘바비 브라운’의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바비 브라운(53·사진)이 처음으로 한국을 찾았다. 그는 16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바비브라운코리아의 건의에 따라 한국에서 시작한 BB크림을 바비 브라운도 개발해 글로벌 시장에 내놓기로 했다”며 “이미 제품 개발을 끝냈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 한국 업체들의 BB크림을 접했을 때 무조건 얼굴을 하얗게 보이게 한다는 점에서 자연스러운 피부색을 살려주는 바비 브라운의 철학과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브라운 CEO는 “연구를 거쳐 피부색을 살려주는 쪽으로 개선했다”고 소개했다.

내년 봄엔 회색·핑크·라벤더 색 유행할 것

세계 여러 인종의 피부 톤에 맞게 세 가지 색상으로 선보이는데, 아주 얇고 가벼워 파운데이션 밑에 바를 수 있는 형태가 될 전망이다. 그는 “바비 브라운이 글로벌 브랜드 중 미국 시장에 최초로 BB크림이란 제품을 선보이는 화장품 메이커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내년 봄 유행할 색조 화장품 색깔에 대해 “회색·핑크와 라벤더(연보라색)”라고 답했다. “봄에 일반적으로 유행하는 따뜻한 느낌을 주는 색상 대신 서늘한 느낌이 유행할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바비 브라운은 모델과 영화배우 등 스타들에게 화장을 해주는 유명 메이크업 스타일리스트로 출발했다. 평소 기존 화장품에 대해 갖고 있던 불만을 반영, 1990년 제품을 직접 만들기 시작했다. 91년 10가지 색상의 립스틱이 미국 백화점에서 히트를 하며 명품 화장품 브랜드 대열에 합류했다. 95년 경영권을 유지하는 조건으로 글로벌 화장품업체 에스티로더에 회사를 매각했고, 이후 줄곧 브라운 CEO는 신제품 개발을 맡으며 회사를 지휘하고 있다.

 바비 브라운은 젤 형태의 아이라이너와 스틱 형태의 파운데이션, 반짝이는 섀도 겸 하이라이터인 ‘쉬머 브릭’, 결점 커버용 ‘스폿 커렉터’ 등 화장품 업계 최초로 내놓은 제품이 많다. 이에 대해 그는 “항상 신제품을 내놓을 땐 기존 화장품 개념을 바꿀 만큼 혁명적인지 아닌지를 자문해본다”고 말했다. 신제품을 개발할 땐 ▶색상이 독특한지 ▶질감이 기존과 다른지 ▶얼마나 쓰기 편리한지를 모두 고려한다고 했다.

 그는 “샤넬·이브생로랑·맥 등 다른 화장품 브랜드와 바비 브라운이 다른 점은 여성 스스로가 갖고 있는 개성과 특성을 최대한 살리는 걸 강조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립스틱이나 섀도의 경우 특정 색상을 고집하지 않는다.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은 파운데이션과 블러시로 자연스러운 얼굴 색상을 내는 것이다. 95년 회사를 매각한 결정에 대해선 “회사가 커짐에 따라 내 비전을 실현하기가 점점 힘들어져 내린 선택이었다”며 “잘한 결정”이라고 회고했다.

 브라운은 지금까지 6권의 뷰티 관련 책을 낸 베스트셀러 저자이기도 하다. 그는 “자연스럽고 건강해 보이는 것이 가장 아름다운 것이란 철학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바비 브라운의 전 세계 매출은 2008년 5억8000만 달러, 지난해 6억2000만 달러(약 7000억원)로 늘었다.

글=최지영 기자, 사진=박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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