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영역 넓혀 대학 봉사활동 전문지식 봉사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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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동명대 경영정보학과 4년 김현덕씨가 바이어와 상담 하고 있다. [동명대 제공]

동명대 경영정보학과 4년 김현덕(26)씨는 최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국제가정용품전(MACEF 2010)에서 의료보조용품을 생산하는 경남 양산의 케이제이아이공업㈜의 수출상담을 도왔다. 김씨는 회사 임원과 함께 나흘간 부스를 찾는 바이어들에게 영어로 제품을 설명했다. 김씨의 이러한 활동에 힘입어 가져간 제품은 동이 났다. 견본을 보내달라고 주소를 적어 둔 바이어들도 많았다.

 김씨는 동명대의 ‘학생 수출 도우미’로 파견됐다. 동명대는 3개월간의 영어와 전시회 관련 교육을 마친 학생 13명을 중소기업체의 해외 전시회에 파견하고 있다. 동명대는 학생들에게 왕복 항공권과 숙박비를 지원한다. 수출도우미를 지원받는 중소기업체는 학생들의 식비만 부담하면 된다.

 이 때문에 수출상담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체들의 신청이 줄을 잇고 있다. 현재 50여개 중소기업체가 부산·울산중소기업청을 통해 수출도우미 파견 신청을 해놓고 있다.

 졸업을 앞두고 대기업체 취업에 성공한 김씨는 “면접 볼 때 수출도우미 활동을 좋게 평가해줬다. 전문화된 봉사활동을 통해 다양한 경험을 쌓고 취업에도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부산 지역 대학들이 전문화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농활’(농촌 일손돕기)로 대표되던 봉사활동이 시대 흐름에 따라 새 수요처를 찾아 활동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것이다. 3D(힘들고 더럽고 위험한 것) 기피현상으로 인력난을 겪는 중소기업체의 일손을 돕던 ‘중활’, 도시의 소외시설을 돕는 ‘도활’, 해외 봉사활동 ‘해활’에 이어 전문봉사활동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신라대 해외봉사단은 다음달 27일부터 내년 1월 9일까지 14일 동안 캄보디아의 시하누크빌·프놈펜·씨엠립 등 도시에서 봉사활동을 펼친다.

 학생 30명과 교직원 3명 등 33명의 봉사단은 전공별로 건물보수(건축학과), 한글교육(국어교육과), 무용지도(무용학과), 컴퓨터 수리(컴퓨터 교육과) 등을 해 줄 계획이다. 항공비와 체재비는 학교에서 지원한다. 학생들은 사회복지시설에 전달할 쌀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주 캠퍼스에서 솜사탕과 옛날과자 등을 팔아 140여만원을 마련했다.

 부산외국어대는 크루저선이 부산항에 입항할 때 마다 환영·환송 행사와 통역을 지원하는 봉사프로그램인 ‘크루저 버디’를 운영하고 있다. 10여 개 외국어를 구사힐 수 있는 100여명의 학생이 크루저 관광객을 태운 셔틀버스에 타 안내를 해준다.

 크루저 버디 담당 부산외대 김종희 교수는 “대학생 봉사활동이 노동력 제공에서 전문지식 봉사로 바뀌면서 학생들이 성취감을 더 많이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김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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