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용산기지서 한국말로 “같이 갑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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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서울 용산 미군기지를 방문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환호하는 장병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한국전쟁은 결코 무승부로 끝난 전쟁이 아닙니다. 승리한 전쟁입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1일 용산 미군기지를 찾아 한국전쟁의 의미를 높이 평가했다. 이날 오전 10시40분 오바마는 용산기지에서 환호하는 1400여 명의 미군 장병 앞에 섰다. 이 자리엔 미군과 한국군의 한국전 참전용사 100여 명도 있었다. 그는 “조국을 위해 용맹하게 싸웠던 한국군 참전용사들도 여기 오셨다”며 이들을 자리에서 일으켜 세웠다. 이어 “감사해요, 친구들”이라고 경의를 표한 뒤 한국말로 “같이 갑시다”고 했다. 장병들은 우레와 같은 박수로 화답했다.

 연설대에 선 오바마는 “일부에선 한국전쟁의 희생을 ‘무승부를 위한 죽음’이라고 말하지만, 나날이 번영하는 민주주의 국가 한국과 한국인을 본다면 한 가지 분명한 게 있다. 무승부가 아니라, 그때도 승리였고 지금도 승리였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바마는 굳건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한 대북 메시지도 발표했다. 그는 “천안함 사건 이후 북한이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은 미국은 결코 대한(對韓) 방위공약에 흔들림이 없다는 사실”이라며 “지금의 한·미동맹은 과거 어느 때보다 튼튼하다”고 말했다. 오바마는 한국이 역동적으로 성장하는 데 반해 북한은 주민들을 기아에 허덕이게 하고 있다”고 상기한 뒤 “우연이 아니라, 북한이 핵무기를 포함해 대결과 도발의 길을 선택해 온 결과”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북한엔 또 다른 길이 열려 있다”며 “만일 북한이 국제사회에 대한 약속을 이행한다면 빈곤이 아닌 성장의 기회를 북한 주민들에게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김정욱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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