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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보시라이 ‘대학생 사회체험’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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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범죄와의 전쟁’으로 중국에서 인기가 높은 보시라이(薄熙來·사진) 충칭(重慶)시 당서기가 관장하고 있는 대학생 사회체험 프로젝트가 논란을 빚고 있다. 마오쩌둥(毛澤東)이 문화대혁명(1966~76년) 당시 청년 학생들을 농촌에 보내 봉사하게 했던 ‘상산하향(上山下鄕)’ 운동과 유사하다는 지적 때문이다. 충칭시는 지난 8월부터 대학생들이 재학 기간 중 적어도 4개월을 노동자·농민·군인들과 함께 일하며 생활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 모닝 포스트(SCMP)는 “충칭시가 대학생 75만 명을 대상으로 펼치고 있는 대학생 사회체험 프로젝트에 대해 보 서기가 강력하게 지지한다고 밝혔다”고 11일 보도했다.

지금까지 5000여 명의 학생이 이 프로그램에 응해 농촌과 공장으로 떠났다.

 보 서기가 주도하는 이 프로젝트에 대한 찬반 양론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찬성론자들은 중국 대학교육의 단점을 보완하고 대학생들에게 사회체험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좋은 제도라고 옹호하고 있다. 반면 반대론자들은 시대착오적 발상이라며 강력히 비판하고 있다. 이들은 보 서기가 극좌파에 영합하려는 발상에서 이런 무리한 일을 벌이고 있다며 시곗바늘을 마오 시대로 돌리려 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홍콩의 정치 분석가들은 5세대 지도부에 진입하기 위해 보 서기가 좌파 성향이 강한 당 원로들에게 인정을 받고 전국적인 명성을 이어가려는 노림수가 있다고 보고 있다. SCMP는 “보 서기가 다른 정치인과의 차별화에 고심하고 있다”며 “이런 행보가 정치적으로 득이 될지 해가 될지는 미지수”라고 풀이했다.

홍콩=정용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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