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 리모델링] 전세살이 하면서 주식이 자산의 60% 넘는 50대의 노후대비 방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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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Q. 서울 송파구에 사는 김모(53)씨. 회사원으로 전업주부인 부인과 두 자녀가 있다. 월급여가 650만원 정도인 데다 자녀 교육비를 회사가 지원해 줘 비교적 여유 있게 생활한다. 정년은 6년가량 남아 있다. 하지만 내 집 없이 전세살이를 한다. 그렇다고 집 마련에 대한 욕심이 있는 것도 아니다. 대신 여윳돈을 주식이나 다른 금융상품에 투자하면서 재산 증식을 하고 있다. 김씨는 이런 방법이 노후 준비에 적합한지 문의해 왔다.

A. 김씨는 부동산에 관심이 없다. 2007년까지 보유하고 있던 집도 처분해 그 돈으로 주식을 살 정도다. 주가 수준이 높은 때 주식 투자에 뛰어들어 일부 손해를 보긴 했지만 후회하는 건 아니다. 빚까지 얻어 가며 내 집 마련에 나섰다가 유동성이 모자라 노후 준비에 애를 먹는 여느 사람과는 한참 다르다. 하지만 김씨의 ‘주식 사랑’은 좀 지나친 감이 있다. 전체 자산에서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60%나 된다. 일반적으로 50대엔 주식 비중이 이렇게 높아선 안 된다. 위험자산이 많으면 노후 준비에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이다. 대신 변액연금이나 채권형 펀드 등을 편입해 자산의 안정성을 보강하는 게 좋겠다.

 ◆주식 투자를 대폭 줄여라=주식 투자액을 현재의 7억원에서 3억원으로 줄일 것을 권한다. 주식 매각대금 4억원 가운데 2억원은 노후 준비용으로 변액연금보험에 가입하길 바란다. 변액연금은 10년 이상 유지하면 절세 혜택까지 덤으로 가져갈 수 있다. 10년거치로 이 상품에 투자할 경우 20년간 매월 220만원의 연금 수령이 가능하다. 나머지 매각대금은 주가연동형 예금(ELD)과 채권형 펀드에 각각 1억원씩 넣어 둘 것을 추천한다.

ELD는 원금을 채권 같은 안전자산에 투자하고 이자를 주가지수 연계 파생상품에 재투자하는 상품으로 5000만원까지 예금자보호가 된다. 김씨네는 또 매월 94만원을 보통예금에 불입하고 있는데, 이 부분도 조정하는 게 좋겠다. 현금자산의 수익성 확보를 위해 적립식 주식형 펀드로 옮겨 타자. 그중 20만원은 국내 펀드, 36만원은 이머징마켓 펀드에 분산 투자하는 걸 권한다. 펀드 투자금은 나중에 자녀 결혼비용 등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연금보험 불입액을 늘리자=김씨 가족의 보장성 보험료 납입액은 월 26만원으로 가계수입 대비 3.6%다. 이는 적정 보험료 지출비율인 8~10%보다 낮다. 먼저 암 등 질병 보장을 위해 부부 건강 실손보험에 추가로 가입해 월 15만원 정도를 붓도록 하자. 가장의 사망보험금도 늘리되 비싼 종신보험보다는 보험 기간을 사전에 정하는 정기보험에 가입하자. 70세를 만기로 할 경우 월 15만원만 불입하면 되겠다.

김씨는 본격적으로 노후 준비에도 나서야 하는 나이다. 가장 적합한 대안은 연금보험이다. 김씨는 현재 세제적격연금상품에 25만원을 불입하고 있다. 내년부터 세제적격연금의 불입 한도가 연간 400만원으로 상향 조정되므로 불입액을 33만원으로 늘려 소득공제를 한도껏 받도록 하자.

 ◆주택은 자산 구조조정 차원에서=부동산 시장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김씨가 내 집 마련을 서두를 필요는 없어 보인다. 다만 과도한 주식 비중을 조정하는 분산 투자 차원에서 주택 구입을 고려해 봄 직하다. 먼저 청약예금통장을 활용해 2012년부터 위례신도시의 중대형 물량에 청약하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다만 청약예금은 가점제가 적용되는 만큼 이 부분을 면밀히 따져 봐야 한다.

김씨의 경우 무주택 기간이 4년밖에 안 돼 가점이 50점을 넘지 못한다. 당첨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선 청약예금통장을 1000만원짜리로 전환해 전용면적 102~135㎡의 분양물량을 적극 공략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이 방법이 여의치 않다면 기존 주택을 매입하는 것도 괜찮다. 최근 집값이 바닥이냐를 놓고 논란이 있지만 내년 1분기를 지나면 그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김씨는 언제라도 주택 구입이 가능한 유효 수요자다. 부동산 시장이 하락세를 멈추고 상승 반전되는 시점을 낚아챌 수 있도록 관심의 끈을 놓지 말아야겠다.

서명수 기자

◆이번 주 자문단=최용준 미래에셋증권 세무컨설팅 팀장, 양재혁 외환은행 영업부 WM센터 팀장, 노철오 부자엄마리얼티 대표, 김창기 교보생명 웰스매니저(왼쪽부터)

◆신문지면 무료 상담=직접 방문이 어려울 경우 e-메일(asset@joongang.co.kr)로 전화번호와 자산 현황, 상담 목표를 적어 보내 주십시오. 상담은 무료입니다. 상담 내용은 신분을 감추고 신문에 게재하겠습니다.

◆대면 상담=국내 최고의 전문가들로부터 직접 상담받으려면 재산리모델링센터로 신청(jasset@joongang.co.kr, 02-751-5852~3)해 주십시오. 다만 중앙일보가 후원하는 ‘위스타트운동’에 5만원을 기부하도록 돼 있습니다.

◆후원=미래에셋증권·삼성생명·외환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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