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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저’ 된 두 IT 여걸 피오리나·휘트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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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칼리 피오리나, 멕 휘트먼(왼쪽부터)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치열한 접전 끝에 수성에 성공했다. 공화당은 민주당 지도자인 리드 원내대표를 꺾기 위해 티파티 유망주 샤론 앵글을 내세웠으나 역부족이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수차례 네바다주를 찾아 지원유세를 했다. 리드 원내대표가 다섯 번째 상원 도전에 성공함으로써 민주당은 상원 다수당 지위를 이어 갈 수 있게 됐다.

 2008년 공화당 대선 후보였던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애리조나주에서 낙승해 5선 고지에 올랐다. 86세의 나이로 상원 내 현역 최장수 의원이자 상원 세출위원장으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일본계 대니얼 이노우에 의원은 하와이에서 9선 고지에 오르는 데 성공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역임했던 일리노이주 상원의원 자리는 공화당의 5선 연방 하원의원인 마크 커크가 승리를 거머쥐었다. ‘오바마 자리’라는 상징성 때문에 민주당에는 적지 않은 타격이다. 올 초 오바마 대통령의 의회 국정연설 도중 “거짓말이야”라고 외쳐 비난을 받았던 조 윌슨(공화·사우스캐롤라이나) 연방 하원의원도 연임에 성공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선 인도계 이민자 후손의 여성 후보인 공화당의 니키 헤일리가 주 역사상 첫 여성 주지사로 당선됐다. 헤일리의 당선으로 인도계는 보비 진달 루이지애나 주지사와 함께 두 명의 주지사를 배출하게 됐다.

 미국 정보기술(IT) 업계의 두 여걸은 현실정치의 벽을 넘는 데 실패했다. 칼리 피오리나 전 휼렛패커드(HP) 최고경영자(CEO)와 멕 휘트먼 전 이베이 CEO는 캘리포니아주에서 공화당 후보로 각각 상원의원과 주지사 선거에 나섰으나 고배를 마셨다. 캘리포니아주의 실업률이 전국 평균(9.6%)보다 높은 12%를 웃돌고 현역 정치인들에 대한 유권자들의 거부감에도 불구하고 캘리포니아가 민주당 아성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줬다.

피오리나는 적지 않은 자금을 쏟아 부으며 민주당의 베테랑 여성 정치인 바버라 박서 상원의원에게 도전했으나 실패했다. 피오리나는 “캘리포니아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경영자 출신이 필요하다”고 호소했으나 유권자들의 믿음을 얻지 못했다. 휘트먼은 1억5000만 달러라는 기록적인 선거자금을 풀어 캘리포니아 주지사를 노렸으나 제리 브라운 캘리포니아주 검찰총장에게 무너졌다. 브라운은 영화배우 출신인 공화당의 아널드 슈워제네거 주지사의 뒤를 잇게 된다. 72세의 브라운은 1975년부터 83년까지 주지사를 역임했고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도 나선 바 있다. 아버지 에드먼드 브라운도 주지사를 지낸 정치 명문가 출신이다.

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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