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 주서 첫 여성 주지사 … 상원선 흑인 의원 사라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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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서 공화당 후보인 칼리 피오리나 전 휼렛패커드(HP) 최고경영자(CEO)를 꺾은 민주당의 바버라 박서 상원의원이 지지자들의 환호 속에 당선 인사를 하기 위해 행사장에 들어오고 있다. [할리우드 로이터=연합뉴스]

선거 이모저모

2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는 차기 대권 경쟁에 불을 붙이는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대권 도전을 선언한 시기도 2006년 중간선거 석 달 뒤인 2007년 2월이었다. 중간선거 패배로 오바마 대통령의 2012년 대선 가도에 빨간불이 켜지게 됐다. 오바마 대통령이 선거 전략가인 데이비드 액설로드 백악관 선임고문을 일선에서 물러나게 한 뒤 시카고에서 재선 플랜을 가동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공화당에서는 보수주의 운동인 티파티의 대표 주자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가 티파티의 힘을 바탕으로 대권 도전 움직임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와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도 경쟁에 뛰어들 채비다.

 ○…여성 후보들이 약진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오클라호마·뉴멕시코주에서는 주 역사상 첫 여성 주지사가 탄생했다. 애리조나주에서는 반이민법 제정을 주도한 공화당의 잰 브루어 주지사가 재선에 성공했다. 상원의원에 도전한 뉴햄프셔주의 공화당 여성 후보 켈리 아요테가 민주당의 폴 호디스 후보를 누르고 승리했다. 이번 선거에서 당내 경선을 거쳐 연방 하원 선거에 출마한 여성 후보는 138명(민주 91명, 공화 47명), 상원 선거에 출마한 여성 후보는 15명(민주 9명, 공화 6명)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민주당의 상원 후보였던 켄드릭 미크, 앨빈 그린, 마이크 서먼드가 모두 고배를 마시며 상원에서 흑인 의원이 사라졌다. 상원의 유일한 흑인이던 롤랜드 버리스(민주·일리노이주) 의원은 이번 선거에 출마하지 않았다. 지금까지 미 상원의원을 지낸 흑인은 오바마 등 6명에 불과하다. 하원은 지금까지 118명의 흑인 의원을 배출했다. 이번 선거에서 과거 흑백 인종 갈등이 극심했던 앨라배마주에서 처음으로 흑인 여성인 테리 스웰(민주) 후보가 당선돼 주목을 받았다.

 ○…말레이시아를 방문 중인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2일 “(오바마 대통령이) 나를 조금 부러워할 것”이라는 농담을 던졌다. 그는 말레이시아 TV와의 인터뷰에서 오바마와 외교정책상 이견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와 함께 일하는 것을 큰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대통령이 미국을 이끄는 방향을 절대 지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21세 이상 성인의 마리화나 소지·재배를 허용하는 캘리포니아주의 마리화나 합법화 주민 발의안은 찬성 44%, 반대 56%로 부결됐다. 미 법무부는 발의안이 통과되더라도 연방정부 차원에서 마리화나 단속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밝히는 등 강하게 반대해 왔다. 억만장자 투자자 조지 소로스는 마리화나 합법화를 공개 지지하면서 100만 달러를 기부하기도 했다.

 ○…월가는 공화당의 하원 장악에 웃음 지었다. 오바마 대통령이 추진해온 금융개혁법이 공화당의 반대에 부딪혀 힘을 잃을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초당파 단체인 책임정치센터에 따르면 지난 9월 금융권 정치자금 기부금의 71%가 공화당에 몰려 지난해 같은 기간(44%)보다 급격히 늘어났다.

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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