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루지야의 계산=부시 대통령을 마중하기 위해 그루지야 공항에는 사카슈빌리 대통령, 니노 부르나제 국회의장 등 정부 고위관료와 주요 의원들이 총출동했다. 부시 대통령 전용기를 위해 다른 비행기 이착륙이 완전 금지됐다. 공항에서 수도 트빌리시 중심으로 향하는 도로도 전면 통행금지됐다. 사카슈빌리 대통령은 부시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미국이 자국 내 러시아군 기지 철수협상을 적극 지원해 줄 것을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친러 성향을 보이는 자국 내 남오세티야 자치공화국의 독립 움직임을 러시아가 지원하지 않도록 미국이 영향력을 행사해 줄 것도 요청할 방침이다. 경제 발전을 위한 미국의 대규모 투자도 부탁할 계획이다.
◆ 부시의 계산=미국에서 교육받은 확실한 친미파 사카슈빌리 대통령을 중심으로 옛 소련 지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 하고 있다. 친미 국가들에 미국의 전폭적인 지원의사를 밝힘으로써 옛 소련권 국가들의 시민혁명 움직임을 부추기려는 의도도 있다는 분석이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 7일 라트비아 방문에서 벨로루시와 몰도바 등의 민주화를 촉구하는 발언을 했다. 특히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로루시 대통령을 '유럽의 마지막 독재자'라고 불렀다. 그리고 "벨로루시 국민은 더 나은 생활을 할 권리가 있다"며 반 루카셴코 궐기를 촉구했다.
모스크바=유철종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