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고개드는 부녀회 아파트값 담합

조인스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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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잠잠했던 아파트 부녀회의 집값 담합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최근 가파르게 집값이 오르고 있는 소형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이 기회에 집값을 더 올려보자”는 것이다.

서울 노원구 상계동 주공아파트에 사는 김모(39)씨는 최근 우편함에 넣어져 있는 전단지 하나를 발견했다.

전단 제목은 ‘상계 주공 9단지의 호재와 실거래에 대한 정보를 알려드립니다’며 작성자는 상계주공9단지아파트부녀회로 돼 있었다.

“얼마 이하에는 팔지 말자” 행동강령

전단 내용은 상계 주공 아파트가 저평가돼 있는 데다 각종 개발 호재로 앞으로 집값이 오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부동산 중개업소에서 말하는 시세대로 집을 내놓지 말자는 것이다. 올 초에는 주공 4단지에서‘79㎡를 3억원 이하에 팔지 말자’는 내용의 인쇄물이 아파트 게시판에 붙기도 했다.

노원구 주민들이 회원으로 가입돼 있는 인터넷 카페들에는 더 노골적인 담합 관련 ‘행동강령’이 실려있다. 예를 들어 3.3㎡당 2000만원대 이상으로 집값을 올려 중개업소에 매물로 등록하자는 내용 등이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중개업소에 전화를 걸어 부동산 정보업체에 제공하는 아파트 시세를 올려달라고 노골적으로 요구하는 주민들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호가 올리면 시세로 굳어질 것” 

경기도 광명시에서도 인터넷 카페를 중심으로 담합 움직임이 일고 있다. 모 카페에는 “지금 시세보다 최소 5000만원 이상 집값을 올려 매물을 내놓자”는 글들이 올라와 있다. 모든 주민들이 동참해 집값을 올리면 언젠가는 올린 호가가 시세로 굳어질 것이라는 주장도 함께 실려있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예를 들어 2억5000만원에 실거래 된 아파트를 인터넷 카페에서는 3억원에 거래된 것처럼 거래 내용을 허위로 올리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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