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분쟁 여파 무인도 등기 바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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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일본의 독도영유권 주장 여파로 거제시와 통영시가 무인도 등록에 적극 나섰다. 경남 거제시는 오는 21일 해금강에서 남쪽 10㎞쯤 떨어진 남부면 갈곶리 북여도.남여도 등 2개 섬에 삼각점을 설치하는 작업을 벌인다. 시는 위성항법시스템(GPS)으로 측량을 마친 뒤 오는 30일쯤 지적공부 등기를 마칠 예정이다.


전체 면적이 500여평 밖에 안되는 이 섬들은 해금강과는 10㎞,일본 쓰시마와는 30여㎞ 떨어져 있다. 우리 영해에 있지만 한.일간 배타적 경제수역(EEZ)이 겹치는 지역이다.

측량담당 백운순(42)씨는 "이 섬의 등기작업을 오는 6월쯤 할 예정이었으나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 여파로 앞당기게 됐다"고 말했다. 북여도는 4개,남여도는 3개의 부속섬을 갖고 있으며 북여도에는 등대까지 설치돼 있다. 시는 이 섬이 미등기라는 사실을 지난해 9월 낚시업계가 낚시 허가를 요청해오면서 알게됐다.

낚시허가를 내주기 위해 모든 지적공부를 뒤졌으나 등대까지 설치된 이 섬의 지적번호는 나오지 않았다. 부랴부랴 올 예산에 측량비 400여만원을 올렸고 예산이 확정되자 등기 절차에 나선 것이다.

현재 토지공부는 일제가 1910년대 실시한 토지조사를 토대로 만들어졌다. 일제의 토지조사는 과세 등 수탈을 목적으로 한 것이었기에 경제성이 없는 무인도 등은 많이 빠져 있다.

정부는 1978년 1년간 미등기된 섬을 일제히 등기하는 작업을 몇차례 벌였으나 이 섬은 미등기 상태로 남아 있었다. 경남도는 이때 거제.통영.사천.남해 등에 미등기 상태로 남아 있던 37개 섬을 등기했으나 북여도 등은 빠졌었다.

151개의 섬이 있는 통영시도 인공위성으로 촬영한 지형도와 지적도를 대조,17개 읍.면.동에 협조공문을 보내 미등기 섬을 조사하고 있다. 시는 1986년에 해갑도(한산면),97년에 딴독섬(사량도 부속섬)등을 찾아내 등기를 마쳤었다. 시 관계자는 "그동안 주민신고로 등기를 했으나 이제는 미등기 섬을 적극적으로 찾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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