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미니스커트 여종업원이 술시중 '섹시 바' 성업 … 단속 고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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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지난 9일 오후 10시 강남의 한 카페. 비키니 수영복 상의에 허벅지가 훤히 보이는 초미니스커트를 입은 여종업원 10여 명이 손님을 맞고 있다. 165㎝가 넘는 키에 늘씬한 몸매가 돋보이는 20대 초반의 여성들이다. 손님이 술을 주문하자 여종업원 한 명이 테이블에 앉아 술을 따라주며 대화를 나눈다.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여종업원에게 노출이 심한 의상을 입혀 손님들의 술시중을 들게 하는 일명 '섹시 바''비키니 바' 등이 잇따라 생겨나 경찰이 고심 중이다.

일부 섹시 바는 인터넷을 통해 비키니나 초미니스커트 차림의 여종업원들 사진을 올려 광고를 하고 있으며, 아예 란제리 차림으로 손님을 접대하는 곳도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최근에는 여종업원들에게 교복이나 레이싱 걸 복장을 입히는 '코스프레 바'까지 생겨났다.

코스프레는 '코스튬(costume.의상)'과 '플레이(play.놀이)'의 합성어를 줄인 말로 대중 스타나 만화 주인공의 복장.머리모양.제스처를 흉내내는 놀이. 지난해 말부터 등장한 섹시 바 등은 역삼동.압구정동 등에만 20여 개 업소가 성업 중이다.

경찰은 식품위생법 등을 적용, 일반음식점으로 허가를 받은 뒤 '아가씨'를 고용한 섹시 바를 단속할 방침이지만 법 적용이 쉽지 않아 골머리를 앓고 있다. 여종업원들의 노출이 심하지만 손님과의 신체 접촉이나 음란 쇼 등 변태행위는 벌이지 않기 때문이다. 아슬아슬한 의상을 입더라도 가릴 부분은 가렸기 때문에 경범죄상의 과다 노출로 처벌하기도 힘든 실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룸살롱.단란주점 등 유흥주점이 아닌 일반음식점으로 등록한 카페에서 여종업원이 술을 따라주는 것은 위법행위"라며 "그러나 잔에 술을 붓는 순간을 포착하기가 쉽지 않아 단속이 어렵다"고 말했다.

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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