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단카이세대 곧 물갈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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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현재 일본을 주도하고 있는 '단카이(團塊)' 세대가 일선에서 모두 물러나게 되면 일본 경제에는 어떤 영향이 있을까.

요미우리(讀賣)신문은 10일 일본의 베이비붐 세대인 '단카이' 세대들이 대거 정년퇴직할 경우에 대비해 기업의 인사제도를 바꿔나가야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일본 사회경제생산성본부가 상장기업 2722개사를 대상으로 '단카이' 세대들의 정년이 기업들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조사한 결과다.

'단카이(團塊)' 세대란 종전 후인 1947년에서 1949년에 걸쳐 태어난, 이른바 '1차 베이비붐' 세대다.

인구 수만도 700만명이 넘는다. 다른 해에 태어난 사람들에 비해 그 수가 20~50%나 많다. 그래서인지 유독 자기들끼리 잘 뭉치는 경향이 있고 이런 특성을 빗대 '덩어리'를 뜻하는 '단카이(團塊)'란 표현을 쓴다.

이들은 다른 세대에 비해 유례없는 경제 성장기의 혜택을 마음껏 누렸다.

하지만, 이들은 2007년부터 2010년에 걸쳐 집중적으로 정년 퇴직을 맞는다.

복수응답을 받은 조사결과 응답기업의 58.1%는 "(단카이 세대의 퇴장으로) 관리직에 젊은 세대들을 발탁할 수 있다"며 일단 반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능전수가 제대로 안 될 우려가 있다"고 답한 기업은 39.9%였다.

즉 단카이 세대의 은퇴를 계기로 조직의 물갈이가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면서도 업무 연속성에 대해선 걱정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제조업과 건설업에선 절반을 넘는 기업들이 기능전수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일본에선 1990년대 초반 거품경제가 붕괴하면서 기업마다 구조조정이 이뤄졌지만 이들 단카이 세대들은 대부분 관리직의 중추세력으로 계속 남아왔다.

종신고용과 연공서열의 기본 틀은 대부분 유지됐기 때문이다. 이는 일본에서 청년실업이 갈수록 심각해지는 주원인으로 거론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최근 일본 내에선 "단카이 세대 은퇴를 계기로 사회 주도층을 젊은 사람으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거세게 일고 있다.

민간경제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한국은 386 등 젊은 세대들이 이미 기업의 주도세력으로 등장한데다 정년 이전에 직장을 떠나는 경우도 많이 일본의 '단카이 세대 틈 메우기'같은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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