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 또 현대차 비판 광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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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현대건설 인수전에 뛰어든 현대그룹이 지난 4일자에 이어 18일자 신문광고로 입찰 경쟁 상대인 현대자동차그룹을 공격하고 나섰다. 현대그룹은 18일자 주요 일간신문에 게재한 광고(사진)에서 현대차 측이 현대건설 인수와 관련해 지난 10년간 한 발언으로 광고를 구성했다. 발언 주체를 구체적으로 거명하지 않았지만 누가 봐도 현대차 측을 겨냥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게 돼 있다.

 일간지 기사 내용을 인용해 만든 광고 문구는 ‘계열분리 원칙에 따라 현대건설을 지원할 수 없다’ ‘현대건설을 인수할 여력이나 계획이 없다’ ‘현대건설 인수를 검토하지 않고 있고 앞으로 계획도 없다’ 등 2000년 11월 이후 최근까지 현대차 쪽에서 현대건설 인수에 관심이 없다는 취지로 한 발언으로 구성했다. 현대그룹은 이런 발언들 맨 아래에 ‘이런 말을 했던 사람은 누구입니까. 현대건설은 현대그룹이 지키겠습니다’라며 그동안 현대건설 인수에 부정적이다가 지금에 와서 왜 인수전에 뛰어드는지 의문스럽다는 내용을 담았다.

 현대그룹은 지난 4일에도 24개 중앙일간지에 ‘세계 1위의 자동차 기업을 기대합니다’라는 제목의 광고를 게재하면서 현대차그룹은 자동차에 전념하라고 충고하는가 하면, 채권단의 현대건설 매각공고를 앞둔 지난달 21일부터는 ‘현대건설, 현대그룹이 지키겠습니다’라는 TV광고로 여론 조성에 나선 바 있다. 특히 TV광고 자막에 등장하는 ‘현대건설의 회생을 위해 정몽헌 회장 4400억원 사재 출연’에 대해서는 진위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에 대해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현대그룹 광고에 대해서는 일일이 대응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강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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