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임동혁씨 미국 데뷔 무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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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유럽과 러시아에서 착실하게 자신의 세계를 일궈가고 있는 피아니스트 임동혁(20.사진)씨가 뉴욕 무대에 화려하게 데뷔했다. 그는 6일(현지시간) 링컨센터의 '위대한 음악가 시리즈'에 초대돼 월터 리드 시어터(268석)에서 슈베르트.쇼팽.라벨을 1시간10분에 걸쳐 쉬지 않고 연주했다.

연주회를 지켜본 리 리어선(51.여)은 "나도 피아노를 전공하지만 남자 피아니스트에게서 이런 섬세함은 처음 본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야마하 아티스트 서비스의 스탠 질린스키 감독은 "낭만파 음악을 다루는 그의 솜씨는 누구와 견주어도 뒤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씨는 지난 4일에는 맨해튼의 야마하 피아노 살롱에서 연주했으며, 8일 뉴욕주 트로이에 위치한 세이빙 은행 뮤직홀에서 뉴욕 데뷔 무대를 마무리한다. 10살 때 서울을 떠나 모스크바로 유학 가 각종 콩쿠르에서 입상한 그는 2년 전 가족과 독일로 이주해 현재 하노버 국립음악원에서 수학 중이다.

-뉴욕에 데뷔한 느낌이 어떤가.

"담담하다. 긴장을 했다고 해도 즐기는 정도였을 것이다."

-선곡 배경은.

"데뷔 무대이니 만큼 가장 자신있는 곡으로 골랐다. 특히 쇼팽은 나에게 가장 편안한 곡들을 선사하는 작곡가다."

-오늘 연주에 만족하나.

"많이 연습했던 곡이기 때문에 연주 자체는 문제 없었다. 그러나 피아노(아메리칸 스타인웨이)는 마음에 들지 않았다. 나는 주로 독일산 스타인웨이와 야마하로 연주한다. 같은 스타인웨이라 해도 독일산이 더 낫다. 링컨센터는 자존심 때문에 아메리칸 스타인웨이를 고집하는 것 같다."

-피아노 앞에는 하루 몇시간이나 앉아 있나.

"평균 7시간은 될 것이다. 직업이니까. 피아노를 치지 않을 땐 메신저도 하고 가끔 축구도 즐긴다."

-뉴욕을 또 방문할 계획은.

"내년에 또 왔으면 한다. 뉴욕이 마음에 든다. 나는 역시 대도시 체질인 것 같다."

뉴욕=심상복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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