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공동제작 자연다큐 방송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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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5면

압록강과 부전령, 낭림산 줄기에 둘러싸인 개마고원은 '한반도의 지붕'으로 불린다. 고지대로서 개마고원보다 높은 곳은 있지만 넓은 곳은 없다. 평균 높이 1340m에 총 넓이가 1만 4300㎢에 달한다. 지붕이란 말이 적절해 보인다. 면적으로만 한 몫하는 게 아니다. 천혜의 원시림이 있고, 다른 곳에선 멸종된 것으로 알려진 동물들이 활보한다.

MBC가 15일 밤 11시10분 다큐멘터리 '한반도의 지붕, 개마고원을 가다'(사진)를 통해 개마고원의 자연생태를 소개한다. 특히 이번 작품은 남과 북이 처음으로 함께 자연 다큐멘터리를 제작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MBC측이 구체적인 촬영 계획서를 건네고, 북한 조선기록과학영화촬영소 자연 다큐멘터리팀이 카메라를 들고 나선 식이다.

북한 제작진은 2003년10월부터 2004년12월까지 개마고원 일대를 누볐으며 이런 장기 탐사는 북한에서 매우 이례적이라고 한다. 이번에 MBC가 내보내는 영상은 이 촬영분을 편집한 내용이다.

'한반도…'에는 남측에서 좀처럼 보기 힘들었던 야생동물들이 총출동한다. 멸종위기 종인 불곰의 장난치는 모습과 먹이 먹는 모습 등이 생생히 펼쳐지고 수리부엉이와 올빼미, 복작노루도 등장한다. 스라소니와 늑대, 꿩의 알을 훔쳐 먹고 있는 여우도 만날 수 있다. 해발 1000m 이상의 바위 지대에서 주로 서식한다는 세계적 희귀종 '우는 토끼'의 신기한 울음소리도 들어본다. 제작진은 또 밤에 활동 중인 한국 표범의 당당한 모습도 카메라에 담는 데 성공했다. 표범은 워낙 예민한 동물이어서 촬영이 어려운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이밖에 구슬같이 생긴 돌들이 흘러내리며 산을 이루었다는 옥련산 등의 자연풍광을 덤으로 즐길 수 있다. MBC측은 "멸종 위기 동물들의 보호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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