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가 똑똑해지기를 원하는 것은 부모의 공통된 바람이다. 하지만 교육 방법에 따라 아이는 똑똑해질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아인슈타인 같은 천재로 만들진 못해도 최소한 머리가 나빠지는 것만은 막자. 자녀의 지능 발달을 가로막는 부모의 잘못된 행동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지나치게 모범적인 부모는 창의력 발달에 걸림돌
정리 정돈을 강조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정리 정돈은 집중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 문제는 아이들이 강요에 못 이겨 정리 정돈을 하는 것이다. 정리 정돈을 시킬 때는 ‘왜 정리를 해야 하는지’ 잘 설명해준 뒤, 스스로 방법을 찾도록 기다려야 한다. ‘책은 어디 꽂아 둘건지’ ‘장난감은 어떻게 담을 것인지’ 혼자 생각할 시간을 준다. 자발적으로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 때까지 내버려두는 것도 방법이다. 을지대 홍은주(유아교육과사진) 교수는 “엄마의 방식을 일방적으로 강요하면 아이의 두뇌가 활동할 기회는 줄어든다”며 “스스로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책을 찾도록 격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답만 가르치고 인과관계를 따지고 드는 행동도 자유로운 사고를 가로막는다. 규칙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아이를 다그치는 것도 마찬가지다. 문제 상황을 해결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아이의 질문이나 대답이 앞뒤가 맞지 않고 정답과 다르더라도 존중해줘야 한다. 홍 교수는 발명왕 에디슨의 어머니를 예로 들었다. “에디슨은 초등학교에 입학한지 3개월 만에 저능아라는 이유로 퇴학을 당했어요. 그래도 그의 어머니는 아들의 엉뚱한 행동을 따뜻하게 감싸주고 이해해줬죠. 가끔은 정도(正道)를 벗어나 보는 것이 아이들의 사고력 발달에 도움이 될 수 있어요.”
불규칙한 생활습관은 바보가 되는 지름길
연세대 신의진(소아정신과·사진)교수는 “충분한 REM(Rapid Eye Movements:빠른 안구 운동)수면을 통해 피로를 회복해야 기억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며 “규칙적으로 잠자리에 들고 하루 8시간 이상 자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밤늦게까지 TV를 시청하는 것은 균형 잡힌 두뇌발달에 악영향을 미친다. 어린 나이에 TV를 많이 보면 과잉언어증(빨리 읽는 능력은 발달해 있지만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발달장애)을 호소하기도 한다. 일찍 TV를 끄고 부모가 같이 잠자리에 들거나, 잠자기 1~2시간 전에 유제품이나 빵 같은 복합 탄수화물을 먹으면 숙면을 도울 수 있다. 두뇌활동에 가장 필요한 에너지는 탄수화물이다. 인스턴트 음식과 패스트푸드를 많이 먹는 것은 집중력 저하의 주요 원인이다. 단백질·DHA·비타민이 풍부한 콩류와 생선·채소를 골고루 섭취해야 한다.
과도한 체벌을 당하면 창조적 사고 못해
궁금증이 왕성한 시기에 아이의 질문에 무성의하게 대답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 부모는 아이의 거울이다. 부모가 자녀에게 무관심하고 잘 놀아주지 않으면 아이는 스스로를 가치 없는 존재로 인식하게 된다. 이는 사고의 위축과 자신감 저하를 가져와 두뇌활동을 현저히 떨어뜨린다. 이 소장은 “뇌는 칭찬을 들으면 쾌감 호르몬인 ‘도파민’을 분비해 원활하게 활동한다”며 “열린 질문을 던져 호기심을 자극하고 칭찬과 격려를 자주 하라”고 말했다.
< 송보명 기자 sweetycarol@joongang.co.kr / 일러스트=장미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