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초·중·고 ‘창의적 체험활동’ 확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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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는 여성가족부가 주최한 창의적 체험활동 설명회가 열렸다. 이날 설명회엔 학교 교사, 학부모, 학생, 관련 기관 관계자 1000여명이 몰렸다. 내년부터 각급 학교에서 진행될 창의적 체험활동에 대한 관심 때문이다. 행사장 참여자와 관계 전문가들을 만나 창의적 체험활동 진행방법과 입시에 미치는 영향 등을 알아봤다.

편성·운영 권한은 일선 학교에 일임

내년부터 ‘창의적 체험활동’이 초·중·고 전교육과정으로 확대된다. 각 학교별로 정규교과 과정에 일정시간을 편성해 의무적으로 진행해야 한다. 기존의 재량·특별활동이 자율·동아리·봉사·진로활동 등 4개 영역으로 편성돼 창의적 체험활동으로 통합되는 것이다.

초등 1·2학년은 272시간, 3·4학년과 5·6학년은 각각 204시간씩 체험활동 수업이 진행된다. 중학교는 306시간, 고교는 24단위(1단위 17시간)가 의무적으로 운영된다. 큰 틀에서 최소이수시간은 제한돼 있지만 이를 편성·운영하는 권한은 일선학교로 일임된다. 격주제·집중제 등 학교의 프로그램 기획에 따라 선택·운영할 수 있다. 지역의 봉사기관과 연계해 수업시간 내에서 관련 활동을 진행할 수도 있다.

창의적 체험활동은 비교과 활동을 기록·관리하는 ‘창의적 체험활동 종합지원시스템(www.edupot.go.kr)’에 남길 수 있는 가장 객관적인 활동자료가 된다. 초등학생부터 고교까지 비교과 활동을 기록·관리할 수 있는 체계적인 틀이 잡힌 것이다.

창의적 체험활동 외 개별적인 비교과 활동도 계속 기록할 수 있다. 그러나 교육과학기술부 이현주 연구사는 “사교육 관련성이 높거나 일부 불명확한 개별 비교과 활동에 대해선 교사가 승인을 거부할 수 있다”며 “가급적 청소년단체 등 협력기관에서 대외활동을 기획하라”고 말했다.

대입에선 참고자료, 중·고입시 아직 계획 없어

한국대학입학사정관협의회 임진택(경희대 입학사정관) 회장은 “창의적 체험활동 기록이 생활기록부와 연계해 학생의 고교생활을 더 정확하게 평가하기 위한 참고자료로 활용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학업 관련 탐구활동, 방과후학교 활동 등 교과 연관 창의적 체험활동들이 그런 예다. 그러나 임 회장은 “창의적 체험활동이 유일한 평가요소가 될 수는 없다”며 “대학별로 다양한 평가방법을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고교 입시에서 창의적체험활동이 전형요소로 활용될 것인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이 연구사는 “교과부 내부에서 중·고교 입시까지 확대해야 하지 않겠냐는 의견은 있었지만 아직은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적어도 2012학년도 중·고교 입시에선 도입이 결정된 바가 없다”고 덧붙였다. 영훈국제중 김용회 입학관리팀장은 “현재 국제중 입시에서도 체험활동은 평가지표로 들어가지 않는다”며 “창의적 체험활동이 도입되더라도 지원동기·학업계획 등과 관련된 체험활동은 학업계획서에서 표현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당분간 개별포트폴리오도 같이 준비해야

창의적 체험활동 도입과 관련해 가장 민감한 곳은 고교 현장이다. 19일 열린 창의적 체험활동 설명회에 참석했던 한 교사는 “일선 학교에선 담당교사 지정은 물론 어떻게 수업을 이끌어 가야 할지 방향조차 못 잡고 있다”고 속내를 얘기했다. 교과부는 창의체험 통합 정보넷(www.crezone.net)을 통해 지역기관, 체험프로그램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계획이지만 활성화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무엇보다 일선학교의 창의적 체험활동 담당교사와 지역기관과의 연계가 잘 이뤄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임 회장은 “학교 내에서 체험활동을 소화하지 못하면, 학생들이 개별 포트폴리오를 준비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향후 2~3년 창의적 체험활동이 안정화되기 전까지는 개별포트폴리오도 계속 평가지표로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설명]동아리 활동은 대표적인 창의적 체험활동 중 하나다. 사진은 청심국제고 무인항공동아리(왼쪽)와 충주외고 음악봉사동아리 활동 모습.

< 정현진 기자 correctroad@joongang.co.kr / 사진=최명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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