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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마 메카 꿈꾸는 상주, 국제대회 말 달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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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상주국제승마장에서 열리는 ‘제9회 세계대학생승마선수권대회’를 앞두고 주경기장에서 대회에 참가하는 말이 적응훈련을 하고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15일 경북 상주시 사벌면 화달리 승마장.

 상주시가 215억원을 들여 경천대 인근 야산(17만7000㎡)에 조성한 국제승마장이다. 30일부터 나흘 동안 여기서 제9회 세계대학생승마선수권대회가 열린다. 독일·영국·미국 등 19개국의 선수·임원 등 120여 명이 참가하는 대회다. 상주가 생긴 이래 처음 열리는 국제대회다.

 경기장은 주경기장과 관람석, 준비마장, 실내마장 등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지대가 높아 간간이 바람이 불었다.

 대회를 준비하는 경북승마협회 이현배(62) 전무는 “규모나 시설면에서 국내 최고의 경기장”이라며 “이번 대회는 선수들이 자기 말을 수송하지 않고 모두 주최 측이 준비한 말로 경기를 하는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경기 종목은 마장마술과 장애물비월 두 가지다. 마장마술용 말은 승마용보다 몸집이 훨씬 컸다. 이번 대회 경기부장을 맡은 이 전무는 “승마는 전통적으로 독일이 강국”이며 “국내에서는 전국체전 1위를 차지한 대구가 선두”라고 덧붙였다.

 마사에는 말이 치료 받는 적외선실 같은 최신 시설과 경기용 마사가 마련됐다. 이번 대회에 필요한 말은 모두 84필. 원민우(38) 마필 관리사는 “대회를 앞두고 요즘은 체중 조절과 경기 시간에 맞춰 운동을 시킨다”고 말했다.

 조직위는 7월 개장 뒤 대통령배 전국승마대회 등 이미 세 차례 경기를 치렀다. 참가자들은 대부분 “앞으로도 여기서 계속 경기를 열었으면 좋겠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상주는 그래서 국내 주요 대회 20개 중 절반쯤 유치해 일년 내내 경기를 이어갈 계획이다. 자연스레 승마의 메카가 된다는 것이다.

 상주는 본래 말과 인연이 있었다. 임진왜란 당시 육지에서 60전 60승을 올린 정기룡 장군은 경천대에서 용마를 키우며 훈련시켰다. 주변에는 말 신당이 있었고 경천대에는 말 구유에 용마상이 세워져 있다. 또 모서면에는 말 목장도 있다.

 상주는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말 산업과 많이 가까워졌다. 시청은 말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마필관리계를 만들고 용운고는 마필관리과를 신설했다. 용운고 학생들은 매일 오후 4시 국제승마장을 찾아 말 관리를 실습한다.

 대회본부는 상주관광호텔에 마련됐다. 선수단은 청리공단에 들어선 교통안전공단 안전운전체험센터의 생활관을 활용한다. 또 외국인이 우리 문화를 접할 수 있도록 고택과 템플스테이, 곶감 농가 체험도 준비했다. 나병선 상주부시장은 “대회가 끝나면 시민들 의식이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제9회 세계대학생승마선수권대회는…

- 기간 : 10월28일∼11월3일

- 장소 : 상주시 사벌면 화달리 국제승마장

- 경기종목 : 2개(마장마술, 장애물비월)

- 참가규모 : 19개국 120여 명

- 주최 :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

글=송의호 기자
사진=프리랜서 공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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