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집값 상승 여건 조성된다"

조인스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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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대체적인 예상과 달리 부동산 시장 침체가 하반기 들어서도 계속되고 있다. 수도권의 침체가 깊고 부산 등 지방은 오히려 상승세를 나타냈다. 올해는 다른 해보다는 수도권에 아파트 입주물량이 많았다. 수도권의 가격 하락세는 거품 붕괴 우려로 이어졌다. 수도권에서 최근 몇 년간 지속적으로 집값이 올랐고, 소득 대비 주택 가격 비율이 지나치게 높아졌기 때문이다. 최근 전셋값이 올라도 매매가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는 것은 이 때문이다. 서울은 소득 대비 아파트 가격이 너무 높고, 매매 전세 비율이 국민은행 기준 42.6% 수준으로 낮아 전세 가격이 상승해도 매매로 갈아타기에는 부담스럽다. 반면, 부산은 지난 몇 년간 가격이 떨어져 소득 대비 아파트 가격이 높지 않고 매매 전세 비율이 64.8% 수준이어서 전세 가격 상승이 바로 매매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서울은 언제쯤 어떤 조건에서 바닥을 찍고 다시 상승할 것인가? 아파트 가격 변동은 국내외 경제 변수, 수요와 공급 등 다양한 요인들이 영향을 미친다. 아파트는 공급하는 데 시간이 많이 소요돼 공급 변동이 시장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 서울과 같이 신규 택지 고갈로 도심재생사업(재개발, 재건축 등)으로 아파트를 주로 공급하는 경우는 전망이 더욱 복잡해진다. 여기어 수요는 신규가구 변동과 함께 가격이나 금리, 소득, 정책 등에 따라 춤을 춘다. 여기에다가 분위기, 심리까지 반영하려면 시장 전망은 상당히 어렵다. 나름대로 기준을 세워 분석해도 자의성을 배제하기 어렵고 신뢰성도 크게 저하될 수밖에 없다.

"매매전세 비율 높아지면 가격 상승"

판단의 근거를 단순화해 매매 전세 비율을 기준으로 가격 상승의 조건을 살펴보면 어떨까. 일단 매매전세 비율이 높아져야 한다. 서울은 외환위기 이후 가격이 상승하기 이전에 매매 전세 비율이 60%를 넘은 적도 있었지만 2005년 가격이 재상승하기 시작할 때는 48% 수준이었다. 이렇게 볼 때 전세가비율이 50% 전후까지 올랐을 때를 가격 상승의 조건이라고 볼 수 있다. 현재 매매 전세 비율이 42.5%에서 50% 내외가 되려면 매매 및 전세 가격이 어느 정도 변동해야 할까. 시뮬레이션을 해 본 결과 전세 가격이 그대로 있으면 매매 가격이 10% 정도 하락해야 하고, 매매가 그대로 있으면 전세 가격이 15% 정도 상승해야 한다. 내년 이후에는 아파트 공급 물량이 줄어든다. 아파트 입주량은 2010년 32만호에서 2011년 18만호 정도로 줄어든다. 아파트 입주량 감소는 전세 가격 상승 요인이다. 또 올해는 제도 변경에 따라 재개발 사업이 지연되었으나 내년에는 더 많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외에도 변수는 많다. 경기 호조에도 불구하고 기업의 수출 환경이 어려워 질 가능성 때문에 저금리 기조는 지속될 전망이다. 이런 저금리 상황이 지속되면 매매전세 비율이 50% 이내라도 아파트 가격이 상승할 수 있다. 투자할 곳을 찾지 못한 풍부한 유동자금이 부동산에 흘러들어갈 가능성이 커서다. 어째든 정부의 8.29 부동산 대책 이후에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조금씩 현실화하고 있는 중이다. 물론 서울은 아직도 가격 상승의 여건이 충분하게 성숙되지는 않았다. 집값 전망을 하기 어려운 시기이긴 하지만 2011년에는 매매 가격 상승 조건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큰 것은 사실이다. 섣부른 상승론도 위험하지만 무책임한 하락론도 시장을 제대로 판단하는 데 도움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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