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왜 바보냐" 전용학 조폐공사 사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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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기획재정위원회 국정 감사에서 행정안전부에 원가 이하로 훈장을 납품해 손해를 보고 있는 사실과 관련,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으로부터 공개적으로 "바보"란 말을 들었던 전용학 한국조폐공사 사장이 20일 해명성 보도자료와 관련 자료를 내고 조목조목 반발하고 나섰다.

전 사장은 20일 국회 기자실을 찾아 "과거 여러차례 행안부에 납품가격 인상을 요청했으며 적자해소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왔다"고 밝혔다. 그는 이와 관련 행안부에 납품가격 인상을 요청한 공문을 보이면서 "사정이 이런데도 조폐공사를 '바보'라고 한다면 납품가 후려치기를 당하면서 대기업에 납품하는 중소기업을 '바보'라고 질타하는 것과 뭐가 다르냐"고 불만을 표시했다. 그는 특히 "아무리 장관과 산하기관장의 관계라 해도 직원과 국민이 보는 공개석상에서 공기업 사장에 대해 '바보'라고 인격 모독을 할 수 있느냐"고도 말했다. 전 사장은 16대 국회의원 출신이다.

조폐공사는 보도자료에서 '훈장사업은 총 90여종에 이르는 소량 다품종 제품으로 인력작업 위주의 수공예 방식으로 생산됨에 따라 생산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사업'이라고 전제한뒤 '1985년 이전까지는 민간업체에서 해 왔으나 정부요청에 따라 지금까지 공사가 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2001년 조달청이 실시한 입찰에 조폐공사가 불참해 민간업체에게 기회가 갔지만 조달청이 기술력 미비등으로 부적격 처리해 공사가 떠맡아 왔다고 덧붙였다.

조폐공사는 생산 효율화를 위해 총 43명의 인력을 줄여 사업초기 50명이던 것을 현재 7명으로 유지하고 있는 등 적자해소를 위해 꾸준히 노력했다고 밝혔다. 공사는 2009년 기준으로 훈장 1조당 생산원가 12만8781원이지만 판매단가는 12만1812원으로 5.7%의 손실률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사는 훈장사업의 적자해소 방안으로 내년도 훈장예산을 38억원에서 43억원으로 5억원 증액할 것을 주장하고, 자체적으로 외주가공 확대 등 원가를 절감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디지털뉴스룸=백재현 기자 itbri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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