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이 경쟁력이다] 퇴비로 빛깔 내, 시금치 수입만 3천만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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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비금도에서 15년째 시금치 농사를 짓는 조영균(53.사진)씨는 값을 이웃들보다 항상 10% 이상 더 받고 있다.

퇴비를 많이 쓰며 재배한 그의 시금치는 남들 것보다 훨씬 크고 잎이 두꺼울 뿐 아니라 진한 녹색을 띠는 등 빛깔이 좋다. 그는 또 크기.신선도에 따라 고르게 선별하고 깨끗하게 씻은 뒤 모든 포기가 위를 향하도록 정성껏 상자에 담아 출하하고 있다.

덕분에 '생산자 조영균'이라는 표시는 '섬초' 가운데 또 하나의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지난달 초에는 15㎏ 한 상자에 무려 7만3000원씩 경매되기도 했다.

그는 부인(50), 어머니(79)와 함께 셋이서 늦가을과 겨울철에 밭 2200평과 논 1800평 등 4000평에 시금치를 재배,3000여만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여름철에는 논에 벼를 심어 1200여만원,밭에는 콩 등을 갈아 300여만원을 손에 쥔다. 또 염전 5000여평을 가지고 있어 천일염을 연간 30㎏짜리 4000여포대를 생산, 2000여만원을 벌고 있다. 한 해에 농사와 염업으로 총 6500여만원을 벌고 있는 셈이다. 거의 모든 일을 가족들의 손으로 해결하므로 비료.농약.상자.포대 값 등을 빼도 순수입이 5000만원을 넘는다. 조그만 섬에서 큰 돈이다.

조씨는 "비록 섬에 살고 있지만 시금치라는 효자 작목이 있어 일곱식구가 아직까지 경제적으로 큰 어려움을 모르고 살아 왔다"며 환하게 웃었다. 초등학생인 늦둥이를 비롯해 1남3녀를 둔 그는 세 딸을 모두 서울.인천 등의 대학에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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