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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성남, 간다! 아시아 1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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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성남의 라돈치치(가운데)가 알샤밥 수비수 나이프 알카디(왼쪽)의 마크를 뚫고 헤딩슛을 시도하고 있다. 성남은 20일 열린 준결승 2차전에서 1-0으로 이겨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진출했다. 신태용 성남 감독은 “반드시 우승컵을 갖고 오겠다”고 말했다. [성남=뉴시스]

성남 일화가 알샤밥(사우디아라비아)을 꺾고 2010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올랐다.

 성남은 20일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알샤밥과의 대회 4강 2차전에서 전반 31분 터진 조동건의 결승골을 앞세워 1-0으로 이겼다.

 지난 6일(한국시간) 사우디 리야드 킹 파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1차전에서 3-4로 역전패했던 성남은 1, 2차전 합계 4-4로 비겼지만 무승부일 경우 원정에서 많은 골을 터뜨린 팀이 승리하는 ‘원정 골 우선 원칙’에 의해 결승 티켓을 거머쥐었다. 이로써 성남은 1996년 아시아클럽챔피언십(AFC 챔피언스리그의 전신) 우승 이후 14년 만에 아시아 정상을 노리게 됐다. 또 2004년 이 대회 결승에서 알이티하드(사우디)에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던 한을 풀 기회를 잡았다.

 성남이 결승에 오르면서 K-리그는 지난해 포항 스틸러스에 이어 2년 연속 이 대회 결승에 올랐다. 성남은 다음 달 13일 일본 도쿄국립경기장에서 알 힐랄(사우디) 또는 조바한(이란)과 단판으로 결승전을 치른다. 여기서 승리한다면 성남은 아시아 대표로 오는 12월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열리는 2010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에 출전한다.

 결승에 오르기 위해 반드시 승리해야 했던 성남은 전방부터 강한 압박을 하면서 경기 주도권을 잡았다. 성남의 공격은 전반 31분 결실을 봤다. 역전의 영웅은 1차전에서 도움 2개를 올렸던 조동건이었다. 조동건은 고재성의 크로스를 조병국이 머리로 떨어뜨려 주자 골 지역 왼쪽으로 달려들며 왼발 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지난 2년간 오른발 정강이뼈 피로골절에 시달렸던 아픔을 날려버린 시원한 한 방이었다.

 조동건은 프로 첫 시즌이던 2008년 5월 오른발 정강이뼈 피로골절로 6개월간 그라운드를 떠났다. 신인으로서 두 경기 연속 2골을 기록해 올림픽 대표팀과 성인 대표팀 후보로 거론되던 시기였기에 그의 아픔은 더했다. 시련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았다. 올 3월 부상 부위에 통증이 재발했고 조동건은 수술대에 올라 골절 부위를 고정시키기 위해 철심을 넣었다. 그라운드에 돌아오기까지는 3개월이 걸렸다.

 승부는 한 골로 결정됐다. K-리그 최소 실점(24경기·20실점)을 자랑하는 성남은 후반 대반격에 나선 알샤밥을 침착히 막아냈다. 후반 18분 압둘라 슈하일에게 노마크 슈팅을 허용했지만 국가대표 골키퍼 정성룡이 발로 선방하며 승리를 지켜냈다.

 신태용 성남 감독은 “선수들에게 고맙고 결승에 올라 너무 기쁘다. 도쿄에서도 K-리그가 얼마나 강한지 보여주겠다”며 “선수와 감독으로 동시에 아시아 클럽 정상에 오른 역사가 아직 없는데 새로운 역사를 쓰고 싶다”고 말했다. 신 감독은 96년 성남 주장으로 아시아클럽챔피언십 우승을 차지했다. 그는 “반드시 우승컵을 갖고 돌아오겠다”고 환하게 웃었다.

 결승골의 주인공 조동건은 “왼발에 공이 맞는 순간 골을 예감했다. 부상 부위에 통증이 남아 있어 아직 100% 컨디션은 아니지만 결승전에서도 골을 넣어 팀 우승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성남=김종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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