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남은 수능 준비] 선배·전문가들의 조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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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을 30일 남긴 시점부터 선택과 집중 전략을 세워 대학합격을 일궈낸 조세윤씨. [최명헌 기자]

지난해 대학입시에서 정시모집으로 성균관대 컴퓨터교육과에 합격한 조세윤(19)씨. 그러나 그는 9월 평가원 모의고사 성적표를 받을 때까지만 해도 ‘서울 소재 대학에 합격할 수나 있을지’ 고민해야 하는 처지였다. 언어 3등급, 사회탐구영역 2과목 4등급 등 수학을 제외한 모든 영역 성적은 2~4등급에 머물러 있었다.

글=최석호 기자
사진=최명헌 기자

“만감이 교차했어요. 그동안 제대로 공부하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 후회도 많이 했죠. 그러나 고민만 하고 있을 수는 없었습니다.” 수능 한 달여를 앞두고 그가 선택한 전략은 ‘선택과 집중’이었다. 인문계열이지만, 수리영역 성적을 무기로 ‘교차지원’이라는 묘안을 떠올렸고, 이후 수리 ‘만점’을 위해 수학 공부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탐구영역 중 자신이 없던 정치과목을 과감히 포기하는 대신, 2~3등급을 유지한 한국지리와 사회문화 과목을 집중 공략했다.

 수능이 29일 앞으로 다가온 지금, 섣불리 욕심을 냈다간 학습 리듬이 깨져 오히려 독(毒)이 될 수 있다. 9월 평가원 모의고사 성적과 얼마 전 치른 10월 서울시교육청 주관 모의고사 가채점 결과를 토대로 자신의 강·약점을 찾아내야 한다. 포기할 것은 과감히 버리고, 자신 있는 과목에 집중하면서 수능 날까지 자신감을 잃지 않는 게 중요하다. 또 자신의 성적대에 맞는 지원 대학·학과의 영역별 반영비율을 찾아 반영비율이 높은 영역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게 효과적이다. 조씨의 경우처럼 교차지원을 고려하는 것도 지금 시기에 할 일이다. 수능시간대에 맞춰 해당 영역을 공부하면서 생활리듬을 조절하는 건 기본이다.

생활리듬 맞추기

수능은 1교시 언어영역 시험을 시작으로 5교시 제2 외국어·한문까지, 오전 8시40분에 시작해 오후 6시5분에 끝난다. 하루에 416분 동안 시험을 보기 때문에 시험시간 동안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남은 기간 동안 적당한 수면시간을 지켜야 한다.

 전문가들은 “기상 2시간 이후부터 두뇌 활동이 활발해진다”고 말한다. 오전 8시40분 시작되는 언어영역 시험시간에 맞춰 오전 6시30분 전후로 기상시간을 맞추는 게 급선무다. 진학사 김희동 입시분석실장은 “학습량을 늘리기 위해 새벽까지 공부하는 건 오히려 오전 시간 집중력을 저하시키는 요인”이라며 “6시간 정도의 수면시간을 유지하기 위해 자정~오전 1시 사이에는 잠자리에 드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오후 1시10분부터 2시20분까지 이어지는 외국어영역 시험시간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점심시간 이후 수업시간을 이용해 낮잠 자는 습관도 버려야 한다. 점심식사를 마친 뒤 10분여 동안 산보를 하거나 스트레칭을 하는 등 가볍게 몸을 움직이면 뇌 운동이 활발해져 집중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

학습전략·지원전략 세우기

조세윤씨는 “자신의 성적대에 맞는 지원 대학·학과를 빨리 정하고, 그에 맞춰 공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6월과 9월 평가원 모의고사에서 각각 백분위 93점과 97점을 받은 수리영역을 전략과목으로 정했다. 정시모집에서 수리영역 반영비율이 높은 대학·학과를 골랐다. 만년 3등급이었던 언어영역 반영비율이 낮은 대학도 그의 선택 대상이었다. “중앙대는 인문계열에서도 수리영역 반영비율이 30%로 높아 사회복지학과에 지원했고, 성균관대는 교차지원을 선택했습니다.” 이후 수리영역 만점을 목표로 수학 공부에 매진했다. 수능 1개월 전부터 5개년치 수능 기출 문제와 평가원 모의고사 문제를 풀었고, EBS 파이널 문제집으로 막판 정리를 했다. 하루 1~2회차씩의 모의고사 문제를 풀며 오답노트까지 정리한 결과 그는 지난해 수능에서 만점을 받을 수 있었다. 그는 “확실한 목표가 있으면 집중력이 향상된다. 합격 가능 대학을 2~3개 정도로 좁히고 맞춤식 학습을 해나가는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또 “대신 아예 포기한 탐구영역 1~2과목을 제외하고는 모든 과목을 최소 하루 1시간 정도씩 꾸준히 학습하면서 실전감각을 익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변 사람에게 휩쓸리지 않기

수시 1차 결과 발표가 얼마 남지 않은 때다. 조씨는 “수시 결과에 연연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도 수시모집에서 서강대와 성균관대, 이화여대에 지원했지만 낙방한 경험이 있다. “저를 비롯해 대부분의 친구들이 떨어질 것을 예상하고 수시에 지원했지만, 막상 낙방 소식을 들으면 실망이 컸어요. 수시 결과가 나오면 그 얘기를 하느라 허송세월하기 일쑤죠.” 그러나 이 시기에 흔들리면 걷잡을 수 없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 그는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기 위해서는 차라리 수시에 대해 친구들과 말을 섞지 않는 게 낫다”고 말했다.

 과욕은 금물이다. 현재 시점에서는 공부한 내용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게 중요하다. 중·상위권 이하의 학생들은 고난도 문제집을 풀기보다는 그동안 풀어왔던 문제집 내용 중 틀렸거나 어렵게 느꼈던 문제를 복습하는 게 낫다. 섣불리 최상위권 학생들의 공부 습관을 따라가려고 했다간 낭패를 볼 수 있다. 비상에듀 공부연구소 박재원 소장은 “포기할 부분은 과감하게 버리고, ‘조금만 더 하면 내것으로 만들 수 있겠다’고 판단되는 부분에 집중해야 한다”며 “과욕을 부리면 얻을 수 있는 점수까지 얻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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