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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하횟수만 2000회, 특전사 최고의 여전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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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전사는 일 년 365일 중 187일을 야외에서 자며, 산악 행군은 1000km, 구보는 2000km를 한다. 인간한계를 뛰어넘는 살인적인 훈련이다. 여자라고 해서 봐주는 법은 없다. 남자도 '헉헉'대는 특전사에서 16년을 버티며 낙하횟수만 2000회가 넘는 여군이 있다. 김미란 상사다.

“장비 유무 이상무”

동료 특전사의 장비를 꼼꼼히 챙긴 김상사의 이 한마디로 낙하가 시작된다. 18일 경기도 미사리에서 열린 '제33회 특수전사령관배 스카이다이빙 대회'. 김 상사는 이날도 정밀낙하 시범을 보였다.

3000m 고도에서 낙하산 하나에 의지한 채 뛰어 내린지 16년이다. 밥먹듯이 하는 낙하지만 “강하를 하기 전에는 늘 긴장된다”고 말한다. 강하횟수로 따졌을 때 그녀는 2000회를 기록해 특전사 내에서도 몇 십 명 안 되는 초엘리트이다. 3-4년차가 겨우 200회를 강하한 것에 비교하면 그녀는 전사 중의 전사다.

“힘들지만, 제 임무입니다. 열심히 해야죠.” 낙하하기 전 챙겨야 할 장비는 다양하다. 하나하나가 인명과 관련된다. 꼼꼼하게 챙기지 않으면 사고를 당할 수 있다. 낙하산은 기본이다. 물에 빠질 때를 대비한 구명대, 떨어지는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눈을 보호하기 위한 방풍안경, 경고음을 통해 고도를 알려주는 경보기까지 한 짐이 된다. 완전군장을 꾸릴 경우 무게가 40-50kg에 이른다. 남자에게도 버거운 무게다. 특전사 지원자 중 10%는 16주간의 훈련 중에 탈락한다.

‘스카이다이빙 대회’는 중국군 대표와 특전사, 해군, 공군, 해병대, 민간 동호인 등 27개 팀이 참여한다. 엘리트 특전사로서 자존심을 건 한판 대결에서 김 상사는 누구에게도 뒤질 수 없다며 오늘도 “파이팅!”을 외치며 헬기에 오른다.

김정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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