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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양4동 스포츠댄스팀 ‘스파키’ 전국 대회 대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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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면

아산시 온양4동 주민자치센터 프로그램의 스파키 회원들이 아산시 실옥동 아파트 관리사무소 내 연습실에서 연습을 하고 있다. 만들어진 지 5년 남짓, 최고의 팀으로 가듭나고 있다. [조영회 기자]

“주민자치프로그램이라고 얕보지 마세요.”

 아줌마들이 일을 냈다. 취미로 시작한 ‘댄스’로 전국 무대를 주름잡았다. 온양4동 주민센터에서 운영하는 주민자치프로그램의 댄스스포츠팀 ‘스파키(Sparky)’가 그 주인공이다.

 스파키는 ‘생기발랄한, 재기 넘치는’이란 의미의 영어 단어다.

 아산 실옥동 연습실에서 만난 이들은 실제 대회를 방불케 할 만큼 열정적이었다.

 “차차 원~투~쓰리~” 최선자(38) 강사의 쩌렁쩌렁한 목소리가 연습실을 뒤덮었다. 그 소리에 맞춘 회원들의 발걸음이 날렵했다.

 쉬는 시간 회원들이 모여 얼마 전 있었던 대회 얘기를 풀어놓기 시작했다. 이들은 지난 3일 아산시 배방읍 호서대에서 개최된 제4회 호서대학교총장배 프로·아마 전국댄스스포츠 선수권대회에 출전해 포메이션부문(단체) 대상을 수상했다. 20여 명의 회원 중 12명이 이날 대회에 출전했다. 이날 대회에는 아마추어팀 20팀 정도가 참여해 경합을 벌였다. 이 팀은 지난해 열린 2회 충남도지사배 생활체육 전국댄스스포츠 경연대회에 출전해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올해 9월 11일 신정호에서 열린 3회 온양4동 주민화합잔치에서도 열정적인 무대를 선보이며 이웃 주민들의 사랑을 받았다.

 스파키는 회원 연령대가 다양하다. 최고령 김경애·이정자(65)씨부터 막내 이진숙(31)씨까지 모자 뻘 되는 동료들이 무대를 함께 한다. 모두가 결혼한 아줌마들이다. 같은 처지(?)여서 인지 항상 분위기가 좋다.

 이들은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 꿋꿋하게 연습에 참여한다. 연습실 여건에 비해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단다. 가끔씩 음악이 끊기는 오디오, 곰팡이 냄새가 나는 지하 연습실, 그래도 3개월 차 신입 연습생 4명과 함께 최고의 성적을 냈으니….

 재미난 에피소드에 대한 물음에 스파키 팀은 “이번 대회에서는 최고의 긴장감속에서 춤을 시작했다”고 했다. 호서대 천안캠퍼스에서 열리는 줄 알고 그곳까지 갔다가 다시 돌아왔다는 것이다. 돌아오자마자 자신들의 차례가 됐다. 숨도 고르지 못하고 무대에 섰다. 그렇게 생긴 긴장감이 오히려 약이 됐을까. 최고의 무대를 선보이며 대상을 차지했다.

 일주일에 2번 2시간씩도 안 되는 연습량이니 이정도 결과면 대성공이다.

 예찬론과 함께 이야기 봇따리가 풀렸다.

 조금순(59)씨는 “건강하니까 즐겁고 좋다. 음악을 들으면 춤을 추고 싶어진다”고 했다.

이정자(65)씨는 “대회 전 청심환을 먹고 들어갔다. 첫 무대고, 제일 못해 많이 신경 쓰였다. 나이가 많아 맹렬히 연습해야 한다”며 “하지만 못해서 안 나가려고 했는데 나가길 잘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동료 팀원들은 얼마 안 된 이정자씨가 매우 잘한다고 추켜세웠다.

 조경숙(62)씨도 “너무 떨려 대회 나가려면 연습도 안 할 것”이라고 동료들에게 엄포를 놨었단다. “하지만 나가보니 무지 좋다. 평생 이런 경험은 처음이었다”며 좋아했다.

 회원들은 이런 좋은 점을 함께 하고 싶어한다. 주위 사람들, 가족들에게 함께 할 것을 권한다. 김옥경(45)씨는 얼마 전 딸을 데려와 함께 연습을 하기도 했다.

 가끔씩 모아진 회비로 회식자리를 만들고, 또 여름에는 집에서 밥과 김치, 반찬을 싸와 신정호 앞에서 진수성찬을 즐기기도 한다.

 강덕원 온양4동장은 “건강한 여가생활을 위해 마련된 댄스스포츠가 회원들의 노력으로 이 같은 좋은 결과를 얻었다”며 “프로그램 활성화를 위해 동 차원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가입문의 김경애 회장=010-8866-7505

글=김정규 기자
사진=조영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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