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SK, '무자원 산유국' 꿈을 현실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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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정보통신 서비스 분야 등의 글로벌 기업으로'-.

SK그룹이 추구하는 목표다. 지난해 SK그룹의 수출은 131억 달러. 휘발유 등 석유 제품과 화학제품 위주였다. 여기서 더 나아가 해외 유전을 개발해 찾아낸 원유와 천연가스를 수출하고, 이동통신 서비스도 해외 현지 사업을 넓혀 나감으로써 성장을 계속한다는 것이 SK그룹의 전략이다. 첫 걸음은 내디뎠다. SK㈜는 중동 지역인 예맨 마리브해에서 찾아낸 천연가스(LNG)를 2009년부터 미국에 매년 450만t씩 수출키로 이달 중순에 계약했다. 또 페루.브라질 등 중남미 유전의 원유를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미국에 수출하기로 미국내 기업과 협상을 진행 중이다.

SK㈜는 1980년대부터 해외 유전을 개발해 원유와 LNG를 수출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5대양을 누비며 유전을 찾았다. 현재 이집트.베트남 등 11개국 19개 광구에서 생산 및 탐사를 하고 있다. 외국의 에너지 개발업자와 공동으로 지분 참여를 하고, 원유 등이 발견되면 지분 비율만큼 SK가 갖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무자원 산유국'의 꿈을 이뤄나가고 있다. 지금까지 확보한 보유매장량은 총 3억 배럴. 국내 1년 에너지 소비량의 40%다. 현재 SK㈜는 해외 유전에서 하루 2만4천 배럴을 생산하고 있으며 올해는 3만 배럴로 늘어날 전망이다. 2010년 목표는 하루 10만 배럴이다.

이미 베트남 등지에서 이동통신 서비스 사업을 하고 있는 SK텔레콤도 지난달 말 미국에서의 사업개시를 선언했다. 미국의 인터넷 서비스 업체인 어스링크와 50:50으로 합작해 'SK어스링크'라는 회사를 곧 세우기로 한 것. SK와 어스링크가 각각 2억 달러 정도를 투자한다. SK텔레콤측은 "2009년 가입자 330만명, 연 매출 24억 달러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단말기 제조회사 SK텔레텍이 올해부터 미국 수출을 추진하고 있어 2005년은 정보통신 분야에서 SK그룹이 미국을 공략한 원년으로 기록되게 됐다.

이와 함께 국내에 '싸이월드'열풍을 일으켰던 SK커뮤니케이션즈는 일본과 중국에 법인을 세우고 올 상반기부터 싸이월드 같은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SK는 또 '수출 기업'에서 한발 더 나아가 현지에서 만들어 현지에서 파는 '글로벌 기업'이 된다는 목표 아래 중국을 중심으로 현지화 전략을 펴고 있다. 2002년부터 상하이(上海).톈진(天津) 등지에 생산.영업 법인을 세웠던 SK㈜는 지난해 말 중국 내 사업을 총괄하는 지주회사 'SK중국투자유한공사'를 설립했다. 그룹에서는 아예 '중국에 제2의 SK를 건립하겠다'고 천명하고 있다.

권혁주 기자<woong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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