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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아자 나눔장터] 미·중대사관, 외국인들도 정겨운 흥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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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이 보석함 정말 예쁘다. 얼마에 팔죠?”

 “중국 수공예품이에요. 2만원에 사온 건데 1만원에 팔아요.”

 17일 위아자 장터를 찾은 박하연(30·주부)씨는 중국 문화에 관심이 많아 올해도 중국 대사관 부스부터 들렀다. 중국 전통 문양이 새겨진 장식품·인형·도자기 등 100여 점의 물건이 반값에 나와서다.

 주한 중국대사관의 쉬한(徐涵) 2등 서기관은 “중국 문화를 알리기 위해 대사관 직원들이 직접 현지에서 발품을 팔며 찾은 물건들”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도자기가 인기가 높아, 6만원에 내놓은 도자기 세트(시가 30만원)는 내놓자마자 팔렸다.

 미국 대사관 부스에서는 대사관 직원 5명이 영어로 쓰인 책과 잡지를 팔고 있었다. 직원들이 기증한 물품으로 200여 점이 넘는다. 모두 500~1000원으로 어린이용 책은 30분도 안 돼 금세 동났다.

 서울 메트로에서는 직원 150여 명이 휴일을 반납하고 나와 행사 진행을 도왔다. 직원들이 기부한 옷 4000여 점을 균일가 1000원에 팔자 1시간도 안 돼 3000여 점이 팔렸다. “무조건 1000원”이라며 목이 쉴 정도로 판매에 열을 올리던 소경호 총무과장은 “집에서 쉬는 것보다 훨씬 보람 있다”며 “망설이시는 분들께는 옷을 그냥 드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서울글로벌센터를 통해 참여한 외국인 6개 팀의 물건도 인기가 많았다. 미국·영국·러시아·베트남 등에서 온 이들은 친구들이 쓰던 각종 물품을 모아왔다. 특히 인기가 있었던 것은 케냐 전통의상과 장식품을 판매한 케냐 부스. 사업차 한국에 들른 패트릭(케냐·41)은 “주부들이 관심을 많이 가져줘서 좋다”며 “오늘 수익금이 좋은 일에 쓰인다고 생각하니 힘들지 않다”며 웃었다.

 코피온·한국BBB운동 등 국제봉사단체도 장터를 찾았다. 코피온에서는 직원들이 내놓은 옷과 책 500여 점을 1000~3000원에 팔았다. 김소연 팀장은 “물건을 사가는 분들이 국제 봉사 활동에도 관심을 가져주셔서 일거양득”라고 말했다.

 외국어 봉사단체인 한국 BBB운동 회원들은 장터를 찾은 외국인들의 의사소통을 돕고, 모자와 가방 등 기념품 200여 점을 판매했다.

임주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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