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인권·바다·김정현 고인 향한 '특별한 우정'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 이날 이은주의 영결예배에서 전인권이 "평소 이은주가 좋아하던 노래였다"며 가스펠 <걱정 말아요>를 부르자 이곳저곳에서 울음이 터졌다. 유족은 오열했다.

가수 바다, 전인권, 김정현. 이들 셋은 이은주와 각기 다른 우정과 인연을 바탕으로 첫 사고소식을 접한 직후부터 발인까지 3일 내내 분당 서울대병원 빈소를 지켰고 누구보다도 깊은 애통함 속에 많은 눈물을 쏟아냈다. 주변에서는 이들 셋이 고인에게 보여준 헌신적인 우애에 놀라움과 안타까움을 느끼고 있다.

바다는 연예계 생활을 하면서 알게 된 가장 절친한 친구. 단국대학교 선후배간이지만 나이가 동갑이고 남을 잘 감싸주는 성격 덕에 여린 이은주에게는 든든한 친구가 됐다. 3일동안 상주 못지않은 헌신을 보여주며 이은주의 어머니를 친딸처럼 위로했다. 24일 추모식에서도 마지막 헌화가 진행되는 동안 가스펠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을 반복해서 선창했고 "은주는 너무 고결한 사람이라 말을 안해도 여러분 모두가 아실 거라고 믿는다"며 진한 우정을 보여줬다.

20년이 넘는 나이차임에도 불구하고 서로의 팬으로서 우정을 나누었던 전인권도 빈소를 거의 떠나지 못하고 끝까지 자리를 함께했다. "아직 할일이 많이 남았고 우리끼리 뭔가 하기로 약속했었는데…"라며 말꼬리를 흐렸던 전인권은 건강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해야 덜 미안할 것 같다며 납골당으로 향했다. 전인권 역시 추모곡 <걱정하지 말아요>를 부르다 목이 메어 중간중간 가사가 끊어지기도 했다.

드라마 <카이스트>를 통해 공식 연인이 됐던 김정현은 넋이 나간 듯 한 멍한 표정을 지을 만큼 고인에 대한 아쉬움이 남달랐다.

사건 첫날에는 대성통곡하는 모습을 보였고 둘째날에는 이전 고인이 선물한 십자수 글씨액자를 도로 가져와 "이제 돌려줘야 할 것 같아서…"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김정현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빈소 접견실에 홀로 앉아 넋이 나간 사람처럼 보일 만큼 고인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출했다. 고인의 영정앞에는 맨 마지막까지 김정현이 되돌려 가져온 액자가 나란히 세워져 있어 주위를 더욱 마음 아프게 했다.

일간스포츠=남궁성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