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말릴 체력' 우리은행 정상에 깃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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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 23일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은 우리은행 선수들이 주먹을 불끈 쥐고 기뻐하고 있다. [안산=연합]

우리은행이 여자프로농구 겨울리그 정규리그 정상에 올랐다. 23일 적지인 안산 와동체육관에서 신한은행을 63-61로 누르며 13승5패를 기록, 남은 두 경기 성적에 관계없이 우승을 확정지었다.

1999년 겨울과 2003년 우승에 이어 세 번째 정규리그 우승이다. 이제 목표는 세 번째 챔피언 시리즈 우승.

7연승을 달리며 정규리그 우승에 필요한 '마지막 1승'을 남겨두었던 우리은행은 은행 라이벌팀들의 격렬한 견제에 고전했다. 지난 21일에는 국민은행에 일격을 당했고, 이날은 신한은행의 압박수비와 속공에 4쿼터 후반까지 시소를 탔다.

승부는 54-54 동점이던 종료 3분50초 전 외국인 선수 켈리 밀러(21득점)의 외곽슛과 속공이 터지면서 아슬아슬하게 갈렸다.

우리은행은 지난 시즌 금호생명에 우승컵을 빼앗긴 뒤 신한은행에서 '총알 낭자' 김영옥을, 삼성생명에서는 국내 최고 센터인 김계령을 영입했다. 그렇게 갖춘 '호화 군단'은 "외국인 선수 없이도 우승 멤버"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름값을 한 셈이다.

2002년 거스 히딩크 감독의 월드컵축구팀 훈련 스타일에 영향받아 체력훈련을 중시하는 박명수 우리은행 감독의 팀 조련 방식도 큰 몫을 했다. 그는 시즌 중에도 선수들에게 늘 웨이트 트레이닝을 시켰고, 경기 후에도 꼭 마무리 훈련을 하게 한다.

우리은행은 시즌 초반 외국인 선수를 포인트 가드로 뽑으면서 고전했다. 필드의 야전사령관인 포인트 가드를 외국인이 맡으면 코칭스태프는 물론 선수들과 의사소통이 어려워 작전 수행이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밀러를 과감히 슈팅가드로 보직 변경시키며 7연승의 상승세를 탔고 결국 우승했다.

이날 경기로 100승을 기록한 박명수 감독은 "팀에서 적극적으로 투자해줬으며 선수들이 잘 따라줬다. 처음부터 우승을 노리고 준비했기 때문에 플레이오프에서 특별히 따로 준비할 게 없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안산=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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