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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우호관계 출발점은 소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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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11일 저녁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리츠칼튼 호텔. 타우픽 키에마스 인도네시아 국회의장 등 400여 명의 정·관·경제계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인도네시아-한국 주간’의 첫 번째 행사로 한복 패션쇼가 한창이었다. 모델들이 입은 한복은 인도네시아의 전통 섬유로, 색상과 문양이 다양한 ‘바틱(batik)’을 소재로 했다.

이 행사를 주관한 대통령 직속 국가브랜드위원회 이배용(63·사진) 위원장은 “개인 간이든, 국가 간이든 우호관계의 출발점은 일방통행이 아닌 역지사지를 통한 소통”이라며 “‘바틱 한복’은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화여대 총장을 지낸 이 위원장은 지난달 말 국가브랜드위원회 수장을 맡았다. 그는 한국이 지향해야 할 브랜드 슬로건으로 ‘어메이징 코리아(감동 대한민국)’를 제시했다. 순흥 안씨 종갓집 맏며느리인 그는 “우리에게는 김치 한 종지라도 더 챙겨주겠다는 ‘종부(宗婦) 유전인자(DNA)’, 즉 친절함과 따뜻함·나눔이라는 고유한 정신 가치가 있다”며 “이를 경제·문화 상품에 접목해 국격을 높이는 자양분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사학자답게 이 위원장은 한국의 브랜드 가치를 높일 효과적인 수단으로 스토리텔링 마케팅을 제안했다. “신사임당이 그린 ‘초충도’를 보면 들쥐 두 마리가 수박을 야금야금 갉아먹는 모습이 나온다. 나비도 수박 냄새를 맡고 날아온다. 여기에 자연과 더불어 사는 한국인의 철학이 담겨 있다. 그림 한 폭만 갖고도 충분히 ‘한국’을 이야기할 수 있다. 이런 한국만의 역사 콘텐트가 세계에 자랑할 훌륭한 스토리가 될 것이다.”

국가브랜드위원회는 11~16일 고용노동부 등 7개 부처와 함께 자카르타에서 ‘인도네시아-한국 주간’ 행사를 계속한다. 지난해 베트남·인도에 이어 세 번째다.

자카르타=이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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