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법 알면 대학이 보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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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학생들이 가지고 있는 가장 심각한 문제 중의 하나는 매년 수능이 대단히 높은 사고력과 창의력을 요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획일적인 암기.주입식 학습방법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특히 상위권 대학의 경쟁률이 더욱 치열해 질 것으로 예상되는 2006학년도 수능에서 단순 암기.주입식 학습방법으로 고득점을 노린다는 것은 한마디로 불가능하다. 단순한 반복학습의 기억력으로 풀 수 있는 문제가 출제되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그런 학습방법으로는 창의력이나 사고력을 신장시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제라도 과감하게 이런 잘못된 학습 방법을 버리고 생각을 시급히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

우선 복습 중심의 학습에서 예습 중심의 학습으로 바꿔야 한다. 사실 수능에서 요구하는 사고력을 키우고 창의력을 신장시키는 방법은 뭐니 뭐니 해도 토론식 학습이 제일이다. 자신의 생각을 솔직히 드러내고 다른 사람의 생각과 자신을 비교함으로써 생기는 생각의 차이를 인식하는 것에서 사고력과 창의력은 출발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토론식 학습의 기본이 토론 주제에 대한 예비 학습이다.

그러나 토론식 학습이 뿌리 내리지 못한 우리의 교육적 현실을 감안할 때 예습을 철저히 하게 되면 토론식 학습의 효과를 얻게 되어 수업에 능동적으로 참여하게 되고 따라서 수업에 흥미와 재미를 느껴 집중력을 높이고 이해력을 극대화시킬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또 문제의 본질을 이해하게 됨으로써 사고력과 창의력을 신장시켜 스스로 문제 해결 능력을 창출하는 깊이 있는 공부가 가능해진다.

학습의 우선순위와 학습목표를 가지자. 일반적으로 자신감이나 학습의욕을 상실한 학생들을 상담해 보면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었다.

학년이 바뀌고 학습내용도 어려워지고 학습량까지 점점 늘어나는데 그것을 따라가기가 힘겨워 한두 가지를 뒤로 미루다보면 도저히 시간이 부족해 결국 포기하게 된다. 이런 일이 몇 번 반복되다 보면 결코 뒤로 미루거나 포기해서는 안 되는 것을 구분하지 못하고 하고 싶은 부분이나 손쉬운 부분만을 찾아 공부를 하게 되는 것이다.

공부란 아무리 시간이 많이 걸려도 아무리 어려워도 반드시 해야 할 부분이 있는 법이다. 미루거나 포기해서는 안 되는 부분을 포기했기 때문에 그것이 결국 학생들의 발목을 잡게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학습에도 우선순위가 있는 법이다. 즉 가장 시급한 것과 가장 중요한 것을 구별하여 학습의 우선순위를 짜야한다. 무엇을 왜 공부하고 있는지 알고 해야 하는데 많은 학생들은 막연히 문제집이나 참고서를 펴 놓고 단순히 문제만을 풀거나 참고서의 내용을 읽으면서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되는 부분에 밑줄을 치는 정도의 학습을 한다.

자신만의 학습방법을 찾아 익혀야 한다. 효율적인 학습이란 자기 자신에게 꼭 맞는 학습 방법을 말한다. 남들이 그렇게 하니까 "나도 한 번 해보지 뭐" 하는 식의 남 따라 하기 방법은 다른 사람이 입은 옷이 멋있어 보인다고 자기가 입어도 멋있을 거라고 착각하는 것이나 다를 바가 없다. 자기의 성격.환경.실력에 적합한 학습 방법을 가져야 한다.

무엇보다도 현재 자신의 성적을 냉정히 분석하고 그 단계에 알맞은 학습방법을 익히도록 해야 한다.

한권의 책을 한 번에 완전히 끝내려 하거나 기껏 한 번 보고 또 다른 책을 잡는 것은 곤란하다. 중요도에서 1순위에 해당하는 것만 처음부터 끝까지 본 다음 2순위, 3순위 하는 식으로 한권의 책을 최소 3번은 보도록 하자. 사실 한 권의 책이라도 완전히 소화한다면 아무리 어려운 시험이라도 아무 걱정 없이 좋은 결과가 나온다는 것을 해 본 사람은 다 안다.

학습 계획서를 작성해야 한다. 자신의 성격, 습관, 학력수준, 취약과목, 취약점 및 단점, 등을 고려한 연간.월간.주간.일간 학습계획서를 작성하고 모든 이가 볼 수 있는 곳에 공개함으로써 나약해지려는 자신을 채찍질 할 수 있다. 계획이 없다는 것은 목표가 없다는 것이고 목표가 없다는 것은 성취감을 느낄 수 없다는 것이 된다.

오답노트를 작성하자. 수능 시험을 며칠 앞두고 시중의 모의고사 문제집을 열심히 풀어대는 학생들이 많다. 참으로 어리석은 공부 방법이다. 총정리는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니다.

오답노트에 정리된 평소 자신이 틀렸던 문제들을 하나하나 꼼꼼히 재점검하는 것이 최선의 총정리 방법이다. 학생들은 한번 틀린 것을 또 틀리기 마련이다. 정확히 몰라서 틀렸기 때문이다. 오답노트는 이러한 자신의 약점들을 한곳에 모아 둔 것이므로 그것만 잘 이용하면 자신의 드러난 문제점을 충분히 보완할 수 있는 것이다.

문수영 (고시원 아카데미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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