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논술 시장 '불 붙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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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논술 시장이 불붙었다. 교육기업마다 발을 들여놓고 있다. 눈만 뜨면 새로 참여하는 기업이 생긴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오랜 전통의 대입 전문학원이 초등 논술시장을 넘볼 정도다. 내로라하는 소설가도 뛰어들었다. 기존 업체들은 논술학원 등 새로운 분야로 영역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대상을 4살 유아까지 내린 업체도 있다.

논술.토론 능력 없이는 대학가기 어렵게 돼있기 때문이다.

최근 대학의 움직임은 충격적이다. 성균관대는 지난해 말 논술 전담교수 채용공고를 냈다. 한꺼번에 무려 13명이나 뽑는다. 학술적 글쓰기 담당 4명, 스피치와 토론 담당 5명이 포함돼 있다. 글쓰기와 말하기 분야에 이렇게 많은 인원을 배치하는 것은 파격적이다. 서울대는 내년부터 공대의 필수과목으로 과학적 글쓰기 과정을 두기로 했다.

지식.정보의 습득도 중요하지만 이를 말이나 글로 표현하지 못한다면 의미가 덜하다는 판단에서다.

작년 말 확정된 2008학년도 이후 대입 수능 제도도 독서.논술 시장을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조리 있게 말을 못하거나 글을 못 쓰면 대학에 들어갈 수도, 들어가서 졸업도 할 수 없게 되는 셈이다. 글쓰기는 단기간에 공부한다고 능력이 향상되는 것이 아니다. 어렸을 때부터 쌓은 논리적 사고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사교육 업계가 독서.토론.논술 프로그램에 대한 마케팅을 강화하고 나선 것은 이런 연유에서다. 독서.논술.토론 시장은 지난해 1100억 시장이 형성됐으며 올해 급성장할 전망이다.

◆ 신규 시장 진입= 디지털대성은 새해 들어 '리딩게임'을 출시했다. 게임을 활용하여 독서에 흥미를 주기 위해 만든 프로그램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회전판을 돌려 나온 단어로 문장을 만들며 쓰기와 친해지게 한다.

고학년은 그룹수업 중 책읽기를 하다 나온 주제어를 가지고 토론한다. 자신의 생각을 쓰는 것부터 시작해 논리적인 글까지 배운다고 회사 관계자는 말했다. 소설가 박광서씨는 초중고생을 위한 속독.논술.구술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올부터 프랜차이즈 가맹 학원을 모집한다.

◆ 영역 확대= 글사임당은 방문지도교육에 전념해 왔으나 작년말부터 국어전문학원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논술.독서.국어 등 세 과목을 가르친다. 2~4명이 모둠수업을 하며 책을 읽고 토론한다. 학생들은 느낀 감상을 적어보고 다시 토론한다.

도서대여업을 전문으로 하는 아이북랜드는 이 달 '콜로키움'을 내 놓았다. 체계적 책 읽기 프로그램이다. 3~5명이 모여 프로젝트 수업 형태로 공부한다. 매월 주어지는 책 2권을 읽고, 공동으로 신문을 만들거나 주인공에게 편지를 쓰게 하고 책 주인공의 10년 후 모습을 그리게 한다. 아이들의 창의력과 문제 수행능력을 키워준다고 이 회사 관계자는 소개했다. 대상은 7세부터 초등 3년이다. 3월까지 가입하면 독서 다이어리를 무료로 준다.

디딤돌은 '독서랑 논술이랑'을 지난달 출시하고 영역을 넓혔다. 초등생을 대상으로 한다. 학년별로 1년에 6번 발간한다. 1주일에 1시간씩, 1권을 두달간 학습하도록 구성되어 있다.

◆ 체험학습 도입= 대교 '솔루니 독서포럼'은 홈스쿨과 체험학습을 결합한 프로그램이다. 소그룹 토론 중심으로 수업한다. 두달에 한번 체험학습을 한다. 숲 체험, 대부도 갯벌체험, 양평 민물고기 체험 등 매번 다른 주제로 간다. 대교 관계자는 "다양한 체험을 통해 글쓰기 배경지식 확장을 꾀하고 있다"고 말했다.

◆ 유아도 대상= 웅진은 '웅진씽크빅 국어'를 내놓고 있다. 4세 유아부터 초등 6년까지를 학습대상으로 한다. 말하기.듣기.읽기.쓰기를 가르친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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