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가쟁명:유주열] 청사초롱 환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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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유사이래 가장 성공적으로 유치하였다고 평가되는 G20 정상회의가 이제 한달앞으로 다가왔다. 회의장인 서울시내에는 태극기 색깔인 붉은색과 파란색이 상하로 연결 된 청사초롱이 곳곳에 걸려 있고 “서울 G20 정상회의의 의장국, 대한민국이 자랑스럽습니다” 라는 문구가 눈에 띈다. 그리고 있을지도 모르는 테러공격에 대비한 특수경찰들의 땀흘리는 훈련 모습도 소개되고 있다.
이번 G20 정상회의가 한국의 브랜드가치에 주는 영향력은 서울 올림픽을 능가할 것이라고도 하고 우리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31조원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G20 서울정상회의는 우리에게 늘 따라 다니던 고질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극복하고 오히려 “프레미엄”을 얻을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줄 것으로 생각된다.
G20회의가 11월 11일-12일간 한국에서 개최된 것은 이번 회의에서 한국이 의장국으로서 큰 역할을 하는 데 의의가 있다. 특히 금융위기 극복의 자신감과 국제신뢰를 바탕으로 한국의 위상이 국제규칙의 순응자(rule-taker)로부터 제정자(rule-setter)로 바뀔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이번 회의에서 G20국가들이 환율문제며 국제금융개혁등 경제적 이해가 첨예하게 대립될 것으로 보이므로 의장국으로서 한국의 어깨가 무겁다.
냉전이 해체되고 유일한 슈퍼 파워로서 一極 국가가 된 미국이초강대국으로서 자만에 빠져 경제를 방만하게 운영하여 최근의 세계금융위기를 불러왔다고 보고 있다. 미국의 위상은 무너지고 미국의 富가 중국등 다른 나라로 흘러 가고 있었다.
중국의 외화 보유고가 2조5-6천억불중 30-40%를 미국 국채에 투자되어 있으니 중국은 저축한 돈을 미국에 빌려 준 셈이다. 중국이 미국의 경제운용에 훈수를 두는 것도 이런 이유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미국은 남의 돈으로 너무 소비해서 탈이지만 중국도 저축만하고 너무 소비를 안해서 문제라고 지적되고 있다.
11월2일은 미국의 중간 선거가 있는 날이다. 미국 오바마 대통령은 집권 전반기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을 띈 이번 선거에 이기기 위해서는 실업율을 줄이는 등 국민의 인기를 얻어야 한다. 미국은 제품이 잘 안팔려 공장이 문을 닫게 되고 실업자가 늘어 나는 것을 중국의 환율문제로 보고 위안화의 절상 조정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은 양국의 무역 불균형은 미국이 제조업을 버리고 서비스업에 치중한 데 대한 미국 경제 운용의 구조적인 문제로 보고 있다.
한 달후 서울에서 만날 미국과 중국등 G20 정상들은 서로의 문제점을 같이 반성하고 같이 노력하는 자세를 보여 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으로는 이번 회의에서 한국은 21세기 외교의 방향이기도 한 “글로발 디플로머시”의 능력시험에 무난히 합격하기를 기원한다.

유주열 전 베이징총영사=yuzuyoul@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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