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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압·변비·비만 예방에 참 좋은 배추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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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7호 18면

요즘 배추가 ‘금값’이다. 아이들의 급식에도 배추 김치 대신 깍두기가 10일 이상 올랐다고 한다. 음식점에서도 배추김치가 자취를 감췄고 일부 김치를 제공하는 식당은 인심 좋은 곳이란 얘기를 들을 정도다. 발등의 불을 끄느라 중국산 배추를 급히 수입했으나 아직은 값이 안정되지 않고 있다.

박태균의 식품이야기

배추는 김장철의 ‘귀한 손님’이다. 국의 재료로도 쓰이지만 주된 용처는 김치다. 배추는 무·고추와 함께 우리 국민의 ‘3대 채소’로 꼽힌다. 원산지가 중국이어서 영문명이 ‘Chinese cabbage’다. 한국배추라고 하면 서울배추·개성배추가 있다. 키가 작고 색깔이 연한 것이 서울 배추, 키가 크고 색깔이 짙은 것이 개성배추다.

품종은 잎이 포탄처럼 단단하게 뭉치는 결구(結球)배추, 밑동 부분만 뭉치는 반결구배추, 잎이 모아지지 않는 불결구(不結球)배추로 분류된다.

결구배추(그대로배추)와 반결구배추가 요즘 배추의 대세다. 잘 자라고 수확량이 많으며 보관·관리가 용이하다는 장점 때문이다.

배추는 무·양배추·브로콜리·꽃양배추(콜리플라워)·케일 등과 함께 십자화과(양배추과) 식물에 속한다. 이 중 서양인의 식탁에 자주 오르는 양배추·브로콜리·콜리플라워·케일 등은 이미 웰빙식품의 지위를 굳혔다. 이에 비해 배추·무는 평가 절하된 상태. 동양인이 주로 먹는 채소여서인지 효능을 밝힌 연구가 부족한 탓이다.

영양 측면에선 저열량·고칼륨·고식이섬유 식품이다. 생배추의 열량은 100g당 10㎉로 양배추·적양배추의 절반 수준이다. 삶거나 소금에 절인 배추도 열량이 14㎉여서 부담이 없다. 혈압을 조절하는 미네랄인 칼륨은 100g당 239㎎ 들어 있다. 비타민C(17㎎)·칼슘(37㎎) 함량은 무와 엇비슷하다.

변비·비만 예방을 돕는 식이섬유도 풍부하다. 게다가 배추의 식이섬유는 다른 채소보다 부드럽고 가열하면 부피가 크게 줄어든다. 다른 채소의 식이섬유와는 달리 장에서 발효되면서 가스(방귀)를 방출하는 일이 적은 것도 장점이다.

건강 측면에서도 양배추 못지않다. 배추가 암 억제 효과를 보인다는 연구결과들이 여럿 있다.

미국 하버드대 의대 연구팀은 1986~96년 47000여 명의 식습관을 조사해 배추·브로콜리의 섭취가 많을수록 방광암 발생 위험이 낮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또 중국 북동부에서 93~1995년 사이에 뇌종양에 걸린 환자(129명)를 조사한 연구에서도 배추·양파 등 신선한 채소와 싱싱한 생선을 먹은 사람의 뇌종양 발생률이 현저히 낮았다.

한국식품연구원은 간암에 걸린 실험쥐에 배추 등 다양한 채소를 먹여 봤다. 여기서 간암 억제 효과는 배추·양배추가 가장 높았고 다음은 무청·무·알타리무청 순서였다.
배추는 소화가 잘 되는 채소다. 수분이 많아서다(96%). 육류를 섭취할 때 무를 함께 먹는 사람이 많지만 고기와는 무보다 배추가 더 ‘찰떡궁합’이다.

살 때는 속이 꽉 차고 묵직(2~3㎏)한 것을 고른다. 잎은 얇고 부드러우며 밑동은 잘 뭉쳐 있어야 한다. 잎에 검은 반점이 있으면 속까지 ‘점박이’일 가능성이 있다. 검은 반점은 붕소가 부족하다는 증거다.

보관은 10~24도(상온)에서 하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씻은 상태거나 남은 배추는 비닐봉지에 담아 냉장고 야채 칸에 넣어둔다. 이때 배추를 세워두면 물러지는 것이 다소 억제된다.

과거엔 김장철에 맞춰 가을에 주로 수확됐다. 그러나 요즘은 비닐하우스와 김치냉장고 덕분에 연중 출시된다. 그래도 늦가을 서리가 내릴 때 나온 것이 가장 맛있다. 기온이 떨어지면 잎이 단단하게 뭉쳐 당분이 밖으로 빠져나가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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