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곰솔 보호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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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 에이즈'로 불리는 재선충병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제주시 산천단 곰솔(천연기념물 160호)을 재선충병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비상작전'이 준비되고 있다.

제주시는 20일 소나무 재선충 감염 우려가 있는 제주시 아라동 산천단 '곰솔'을 보호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 문화재청의 현상변경 허가 등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국내에서 가장 큰 '곰솔'로 불리는 제주시 산천단(山川壇) 곰솔은 생물학적 가치 뿐만 아니라 과거 제주목사(牧使)가 천신(天神)에게 제사를 올렸던 곳이란 역사적 이유 등으로 1964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수령이 500~600년에 높이가 25~28m에 이르고, 몸통 둘레만도 5~5.8m인 8그루가 대상이다.

그러나 지난해 9월 이곳으로부터 8㎞ 거리에 있는 제주시 오라동 숲에서 15그루의 소나무가 재선충병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되자 시에는 비상이 걸렸다.

치유가 불가능한 재선충병이 이 곰솔에까지 퍼지면 수백년을 이어온 제주의 상징목을 당대에 고사(枯死)되도록 지켜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기 때문이다.

재선충병 감염 소나무는 최초 발견지역에서 이후 7그루가 추가 발생, 걱정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가 마련한 대책은 '모기장 작전'. 재선충병의 매개인 솔수염하늘소가 오는 4월부터 본격적 활동에 나설 것으로 예상돼 5억원을 들여 곰솔 8그루를 아예 철제망으로 감싸 매개충의 접근 자체를 차단하겠다는 것.

제주시 관계자는 " 문화재청이 곧 우리가 고안한 대책에 대해 결론을 내릴 것으로 안다"며 "치유가 불가능한 재선충병으로부터의 감염을 막기 위한 최선책"이라고 말했다.

양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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