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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issue &] 스마트워크 시대, 여성을 날게 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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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우리 사회도 여성의 사회 참여율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펼쳐지고 있다. 그럼에도 여성의 사회 참여율은 2006년 이후 제자리에 머물고 있다.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율은 오히려 감소하고 있다. 반면 여성 창업이 늘면서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 유형이 변화하고 있다. 하지만 여성기업의 65%가 전통산업에 속해 있어 ‘참여의 질’ 문제는 여전히 존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노동의 질’도 묵과할 수 없다. 우리 사회는 아직도 출산·육아·교육을 여성의 개별적 책임으로 전가하는 경향이 짙어 자기계발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오히려 가사노동에 짓눌려 있는 여성이 휴직하거나 노동 공백기를 갖게 되면 사회로부터 배척당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최근 정부가 친서민 정책의 일환으로 자녀의 교육 문제를 일정 부분 사회가 책임지겠다고 발표한 것도 문제의 심각성을 잘 보여 주고 있다. 하지만 자녀를 위한 교육비 지원이 여성의 사회 진출을 늘리고, 사회 진출 유형 변화에 맞춘 노동의 질도 높여 줄 수 있을까.

필자는 기업 대표로 활동하면서 많은 여성을 만난다. 여성기업 대표자도 있고 전문직 종사자도 있다. 이들 다수는 자신의 모든 역량을 던져 가족과 사회 발전을 위해 매진하고 있지만 과연 자신의 일을 계속할 수 있을지에 의문을 품고 있는 경우도 많다. 참으로 불편한 진실이다.

한편 정보기술(IT)을 기반으로 하는 기업 대표 입장에서 보면 조만간 여성 스스로 사회적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가 올 것으로 확신한다. 특히 임박한 ‘스마트워크’ 시대가 만개하면 여성의 전문성이 크게 부각될 것으로 기대한다.

스마트워크는 시공을 초월한 소통을 기반으로 한다. 소통만 할 수 있으면 지정된 공간에 머물지 않아도 사회 참여가 가능하다. 여성의 경우 가사노동을 병행한 사회 참여도 가능하게 될 것이다.

여기서 또다시 문제는 ‘참여의 질’이다. 스마트워크 시대에도 여전히 여성을 유리천장에 가둬 두면 오히려 가사노동에 사회 참여의 이중고를 줄 수 있다. 따라서 스마트 시대에 맞는 여성을 위한 ‘노동의 질’을 개선시켜 줄 사회적 투자가 필요하다.

여성은 특유의 장점을 갖고 있다. 이미 여성의 섬세함이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는 지식서비스 산업의 경우 여성기업이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최근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벤처기업에 대한 여성기업인의 도전도 거세지고 있다. 특히 환경산업·생명공학·실버산업 등 우리 사회가 발전하기 위해 반드시 개척해야 할 산업에 많은 여성이 도전하고 있다. 그러나 중도에 포기하는 상황은 현실적 문제를 극복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국가로서도 엄청난 손실이다.

스마트 시대는 여성의 이러한 움직임에 가속도를 붙여 줄 것으로 기대된다. 무한대로 증진된 소통의 폭을 활용해 자기계발과 광범위한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조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워크 관련 창업도 활발하게 이뤄질 수 있다.

다양한 감성을 잠재하고 있는 여성의 특장점이 잘 발현될 수 있는 스마트워크 시대에는 여성의 사회 참여와 참여의 질이 높아질 것이다. 사회 발전의 반석인 여성의 경쟁력이 튼실해질 수 있도록 사회적 관심이 필요할 때 스마트워크의 생태계가 여성을 중심으로 확산되기를 기대한다.

배희숙 한국여성벤처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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