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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 잡은 위아자 장터…5년간 156만 명 동참해 저소득층 어린이 지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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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김철수(11·가명·초등5)군은 2008년 2월 아빠가 운전하는 자가용을 타고 가족여행을 가다 교통사고를 당했다. 이 사고로 엄마와 동생 둘을 잃고, 아빠·여동생과 함께 살아남았다. 생존한 가족은 입원치료를 받다 몇 달 뒤 퇴원했다. 하지만 아빠는 지금도 거동이 불편해 돈벌이를 못하고 있다. 사고 후 김군은 말수가 부쩍 줄고, 친구들에게 느닷없이 분노를 터뜨리곤 했다.

위스타트(We Start)운동본부는 2008년 11월 기초생활 수급대상자 명단에서 김군을 발견했다. 이후 위스타트 고양센터 이윤정(36) 사회복지사가 김군을 맡아 상담하고 개인맞춤형 서비스 사례로 관리하기 시작했다. 김군은 자원봉사를 하는 멘토에게서 영어·수학 과목을 배우고 이야기를 나누며 정상을 되찾았다. 또 위스타트 센터가 마련해준 장학금으로 음악학원에서 드럼·기타·노래를 배우고 연습하며 가수 꿈을 다지고 있다.

위아자 나눔장터에 기증품을 내는 명사, 집에서 안 쓰는 물건을 장터에서 팔아 그 수익금의 50% 이상을 기부하는 시민 등이 저소득층 아동들의 역량을 강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2005년 서울에서 첫 장터를 연 이후 전국 4곳으로 확대된 ‘위아자 나눔장터’에는 지난 5년간 모두 156만 명이 참가했고, 판매 수익금 약 6억1600만원이 기부됐다.

서울장터의 경우 수익금은 80%가 위스타트운동본부에, 20%가 아름다운가게에 기부된다. 위스타트운동본부는 이 돈을 25개 위스타트 마을(해외 1곳 포함)의 저소득층 어린이들을 위해 쓴다. 또 아름다운가게는 풀뿌리 단체의 아동사업 등에 쓴다. 조성열 위스타트운동본부 사업국장은 “위스타트 마을의 지원을 받은 어린이들의 학업 성취도가 많이 높아지고, 우울증은 줄어들면서 건강해진 것으로 서울대 사회과학연구원의 조사 결과 나타났다”고 말했다.

한편 장터에서 경매된 명사 기증품 가운데 가장 큰 기부금이 생긴 물품은 장동건이 2008년 내놓은 ‘SK텔레콤 CF촬영 때의 소품용 욕조’(670만원)였다. 2위는 강덕수 STX그룹 회장의 ‘은으로 만든 모형 배’(500만원), 3위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악어 가죽 서류가방’(235만원)이 차지했다. 위스타트운동본부 www.westart.or.kr  

김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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