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격전 … 복병 … 달아오르는 프로배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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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프로배구 원년 리그(KT&G 2005 V-리그)가 20일 막오른다. 이날 오후 3시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와 삼성화재 블루팡스의 첫 경기(올림픽공원 펜싱경기장)를 시작으로 5월 10일까지 80일간의 대장정이다. 남자부는 삼성화재(연고지 대전).현대캐피탈(천안).LG화재 그레이터스(구미).대한항공 점보스(인천) 등 프로 4개팀에 한국전력.상무 등 2개 초청팀이 가세했다. 다음 시즌에 프로화하는 여자부 5개팀도 함께 리그를 벌인다.

아무래도 관심은 폭발적인 고공 파워와 스피드 넘치는 남자부 경기 쪽에 더 쏠릴 참이다. 이른바 '오빠부대'에겐 설렘과 환호의 계절이 온 셈이다. 프로 원년은 삼성화재의 강세 속에 현대캐피탈의 맹렬한 추격전이 압권이 될 것으로 보인다. 리그 개막을 앞두고 본지가 이인.신춘삼 한국배구연맹(KOVO) 경기위원 등 배구전문가 10명의 분석과 평가를 종합한 결과다.

◆ 최강팀끼리의 개막전

주전들의 노쇠화에도 불구하고 삼성화재는 대부분의 포지션에서 남자부 6개팀 중 최강 전력으로 평가됐다. 센터를 제외한 전 부문에서 전문가 10인으로부터 최고평점을 받았다. 센터는 현대캐피탈이 최고점.

삼성화재는 그간 팀을 이끌어온 라이트 김세진(31), 레프트 신진식(30), 센터 김상우(32) 등이 쇠퇴기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뒤를 잇는 라이트 장병철, 레프트 이형두, 센터 신선호가 전성기에 올라 있다. 국가대표 주전 세터 최태웅과 리베로 여오현은 대부분의 전문가로부터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았다.

이에 비해 현대캐피탈은 가파른 상승세다. "탄탄한 수비를 바탕으로 조직력이 배가됐다"는 평가다. 충분히 삼성화재의 대항마가 될 수 있다. 홍석민을 LG화재에 이적시키고도 방신봉.신경수.이선규.윤봉우가 버티고 있는 센터진은 삼성화재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다. 김세진과 동갑인 라이트 후인정은 오히려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는 소리를 듣는다. 현역 시절 '컴퓨터 토스'의 대명사였던 김호철 감독의 혹독한 조련으로 세터 권영민도 일취월장했다. 다만 그동안 삼성에 눌려온 자신감을 얼마나 회복하느냐가 관건. 그래서 두 팀이 맞붙는 개막전은 올 시즌을 읽는 척도가 될 듯하다.

◆ 다크호스도 있다

LG화재는 지난 시즌에 비해 전력이 좀 처진다는 평가다. 라이트 손석범이 공익근무로, 센터 이용희가 은퇴로 빠진 공백을 못 메웠다. 국내 최고의 레프트 공격수 이경수가 정상 컨디션인 건 위안이다. 그러나 드래프트나 트레이드를 통해 센터진을 수혈하지 못할 경우 3위 자리도 위태로워 보인다. 대한항공은 다크호스가 될 가능성이 크다. 18일 열리는 신인 드래프트에서 1, 2번 지명권을 갖고 있어 약점인 라이트와 센터를 보강할 수 있다.

상무와 한전은 변수다. 객관적 전력에서 프로 네 팀에 분명히 밀린다. 하지만 겨울리그마다 상위팀을 괴롭혀 왔다. 올 시즌에도 마찬가지다.

신동재.장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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