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는 공익프로 성공시킨 스타PD 출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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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중앙일보 방송 제작본부장에 1일 임명된 주철환(사진) 전 OBS(경인방송) 사장은 공익과 재미가 한 프로그램 안에서 실현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대표적인 스타 PD 출신이다. 중앙일보와 26개 계열사로 이뤄진 JMnet은 지난달 남선현 사장에 이어 이번에 주 본부장을 영입함으로써 종합편성채널 진출 준비에 박차를 가했다.

주 본부장은 방송인뿐만 아니라 교사·대학교수·베스트셀러작가·싱어송라이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경력을 쌓았다. 서울 동북고 국어교사를 지내다 1983년 MBC에 입사한 그는 ‘장학퀴즈’ 연출을 거쳐 ‘퀴즈 아카데미’ ‘우정의 무대’ ‘일요일 일요일 밤에’ ‘테마게임’ 등 당시 MBC의 간판 프로그램들을 맡아 교양과 오락의 결합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99년에는 1년여에 걸친 줄다리기 끝에 평양에서 ‘민족통일 음악회’를 성사시키는 뚝심을 보였다. 남북한 대중가수들이 출연한 이 음악회는 한국 방송 사상 북한에서 제작돼 남한으로 당일 위성 중계된 최초의 프로그램이다.

2000년 3월 이화여대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로 강단에 섰던 그는 2007년 개국한 지상파 OBS 사장직을 맡아 방송계로 돌아왔으며 ‘주철환 김미화의 문화전쟁’을 진행했다. 퇴임 직후인 2009년 9월에는 직접 작사·작곡한 노래 10곡을 모아 ‘다 지나간다’라는 기념 음반을 발표하고 두 차례의 콘서트도 열었다. 그의 노래 중에는 ‘꽃바람 부는 대로 흐르는 세상~’이란 가사로 잘 알려진 ‘퀴즈 아카데미’ 주제가도 있다.

일선 PD 시절부터 『PD는 마지막에 웃는다』『주철환 프로듀서의 숨은 노래 찾기』 등 베스트셀러 책을 썼으며 올해 7월 발표한 에세이집 『청춘』도 3쇄를 넘겼다.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지난 2일 서울 광화문광장 해치마당에서 열렸던 ‘대한민국 선진화, 길을 묻다’ 행사에서 그는 ‘세종대왕의 PD마인드’를 주제로 강연하면서 “창의성을 추구하는 다양한 기획이야말로 시청자중심주의를 실현하는 지름길”이라고 방송의 미래에 대한 자신의 비전을 밝혔다.

송원섭 JES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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