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혜’ 변질된 외교부 특채] “이 정도일 줄은 … 인사제도 손댈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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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안전부 김상인 대변인이 1일 외교통상부 편법 특채 적발에 대한 감사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외교통상부는 6일 행정안전부가 외교부 특채 감사결과를 발표하자 침통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한 고위 당국자는 “행안부에서 작심한 듯 장기간에 걸쳐 꼼꼼히 감사한다고 들었는데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며 “다음주 국정감사에서 감사결과가 거론되면 지난달 초 유명환 전 장관 딸 특채 파문에 이어 외교부가 또 한번 국민 앞에 고개를 들지 못하는 상황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당국자는 “2006년께 자유무역협정(FTA) 업무 폭주로 190여 명을 단시일에 특채하다 보니 부실 채용 등 부작용이 없지 않았을 것”이라며 “어차피 드러내야 할 환부는 빨리 드러내고 곧 임명될 새 장관을 맞는 게 순리다. 뼈를 깎는 자성 속에 행동으로 환골탈태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행안부가 “신임 외교부 장관과 협의해 관련 인사담당자에게 상응한 처분을 하고 부적격 채용자는 법령에 따라 조치할 방침”이라고 밝힌 점에 특히 주목하면서 문책범위가 어디까지 미칠지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김영선 대변인은 오후 브리핑에서 “행안부 감사결과를 겸허히 수용하며, 필요한 시정 조치를 즉시 취해 나가겠다”며 “외교통상부는 철저하게 자성하면서, 이 같은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경주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부내 전 직원의 의견은 물론 외부 전문가의 조언도 수용해 투명하고 공정한 인사제도와 조직쇄신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이번 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명환 전 장관 등 국감 불출석 가능성=딸 특채파동으로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된 유명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은 일본 체류를 이유로 4일 국감에 불출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1일 알려졌다. 자녀의 인사와 특채 과정을 둘러싸고 의혹이 제기됐던 유종하(전 외교부 장관) 대한적십자사 총재와 전윤철 전 감사원장도 해외여행을 이유로 국감에 불출석할 가능성이 있다고 외교 소식통이 전했다. 유 총재는 국제적십자연맹이 주최하는 4개국 회의 참석차 3일 출국해 6일 귀국할 예정이며, 전 전 감사원장은 신병치료차 미국에 체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강찬호·전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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