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틀스 경매, 그들 체취 담겼다면 부르는 게 값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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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틀스의 체취가 묻어 있는 물건은 예외없이 경매시장에서 비싼 값에 팔려나간다. 여기에 비틀스 멤버의 사연이 담기면 가치는 수십 배씩 뛴다. 존 레넌의 자동차가 32억원에 팔리는가 하면, 변기를 1700여만원에 사가는 사람도 있다. 공연 티켓부터 포스터, 개인 소장품까지 모두 인기다. 특히 30년 전 세상을 떠난 존 레넌의 물품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존 레넌의 핸드 프린팅이 돼 있는 롤스로이스(위 사진)는 1985년 6월 소더비 경매에서 176만8000파운드(약 32억원)에 팔렸다. 존 레넌 관련 물품 가운데 최고가였던 이 기록은 아직 깨지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자동차가 다시 경매시장에 나오면 세계 기록을 다시 한번 경신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존 레넌이 사용했던 도자기로 된 변기는 영국 리버풀에서 열린 경매에서 9500파운드(약 1700만원)에 팔렸다. 레넌이 영국 버크셔 집에서 69년부터 72년까지 3년간 사용했던 이 변기는 예상가였던 1000파운드(약 180만원)의 10배 가까운 가격에 한 외국인에게 낙찰됐다. 이 변기는 레넌이 새로운 변기를 설치한 뒤 건축업자에게 “화분으로 쓰라”면서 넘겨준 것이다. 이 건축업자는 최근 숨지기 전까지 40년간 이를 창고에 보관해 왔다. 존 레넌이 비틀스의 히트곡 ‘A Day In The Life’의 가사를 친필로 쓴 원고 1장이 6월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120만 달러(약 14억원)에 낙찰됐다. 이 원고는 익명을 요구한 미국인 수집가에게 돌아갔다. 최초의 추정가는 50만~80만 달러였다. 이 원고는 종이 양면이 모두 사용됐다. 검정 매직펜과 파란색 볼펜으로 가사를 적고 빨간 펜으로 주석을 달았다. BBC는 이 노래의 가사 중 “당신을 흥분시키고 싶다(I’d love to turn you on)” 부분을 불법 마약 복용을 지지하는 것으로 해석해 금지하기도 했다. 2008년에는 비틀스의 앨범 ‘Sgt Pepper’s Lonely Hearts Club Band’의 겉표지에 등장하는 드럼이 54만 파운드(약 10억원)에 팔렸다. 이는 추정가의 4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이 드럼에는 손으로 그린 그림이 그려져 있다. 66년 존 레넌은 ‘비틀스가 예수보다 더 유명하다(the Beatles are more popular than Jesus)’는 발언으로 생명의 위협까지 느낀다. 그해 6월 일본을 방문했을 때 그는 일본인 통역인과 친분을 쌓는다. 레넌과 통역인은 친분과 고마움의 표시로 선물을 교환한다. 그는 트레이드 마크인 동그란 금테 선글라스를 선물로 주고 동으로 된 컵을 받는다. 14년이 지나 그는 결국 암살당한다. 그가 숨지자 통역인은 일본 전통에 따라 그를 위해 선글라스에서 검은 렌즈를 뺀다. 죽어서도 레넌이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이 안경테는 18억원가량에 팔렸다. 세계적 패션잡지인 배너티페어·보그, 음악잡지인 롤링스톤의 사진작가인 애니 레보비츠의 작품도 뉴욕 경매 시장에 나온다. 존 레넌이 총격을 받고 숨지기 4시간 전 무표정한 오노 요코를 알몸으로 부둥켜안고 있는 장면이다. 이 작품은 40개 카피 가운데 1개며 가격은 1만~1만5000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The Beatles - I Want To Hold Your H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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