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울타리’ 벗어나지 못한 교육감들 후원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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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진보 성향으로 분류되는 장만채 전남 교육감은 300만원 이상 고액 기부자 21명으로부터 1억 400만원을 받아 고액기부액이 가장 많았다. 순천대 총장 출신인 장 교육감에게는 기세관 순천대 대학원장 등 순천대 교수 두 명이 500만원씩을 기부했다. 관내 다른 대학의 교수 한 명도 500만원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유아교육용 학습교재업체 I사의 최모(50) 대표도 500만원을 후원했다.

‘보수진영 교육감’으로 분류되는 우동기 대구 교육감도 고액기부자가 21명이다. 영남대 총장을 지낸 우 교육감에게 박성무 건축학부 교수가 1인 기부 한도액인 500만원을 후원하는 등 3명의 영남대 교수가 500만원씩 후원금을 냈다.

곽노현 서울 교육감에게 500만원을 후원금으로 낸 고액 기부자는 5명이다. 이 중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참여혁신수석비서관을 지낸 박주현(47) 변호사와 참여연대 집행위원장을 지낸 김진욱(46) 변호사는 곽 교육감 취임 후 각각 인사· 징계위원에 위촉됐다. 나머지 3명은 영어강사, 고시원장, 자영업자다. 곽 교육감 측은 “500만원을 후원한 영어강사와 고시원장 등은 선거기간 중 후원금 통장으로 돈을 보내온 분들로 교육감도 평소 잘 모르는 분”이라고 해명했다.

김상곤 경기 교육감은 고액기부자가 10명이다. 선거캠프 본부장을 지낸 강남훈 한신대 교수(전국교수노동조합 부위원장)가 500만원을 내놨다. 그 외 사업가, 주부 등이 서울·인천·전북 등지에서 후원금을 냈다. ‘진보진영의 1호 교육감’이었던 만큼 전국에서 자발적인 후원이 있었다는 게 김 교육감 측의 설명이다. 경기교육청 관계자는 “기존의 교육비리를 척결하겠다고 표방한 만큼 고액후원금은 친분이 있는 인사들 위주로 받았고, 가급적 소액후원금을 모아서 충당했다”며 “단체 관계자나 교사가 낸 후원금을 찾아내 돌려주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3선의 이기용 충북 교육감의 고액 후원자 16명 중에는 관내 학교법인 금강학원(영동대 재단) 이사장인 김맹석씨가 500만원을 후원했다. 김 이사장 외에 영동대 교수 한 명도 500만원을 기부했다. 이 교육감에게 기부한 인사들 중에는 부동산 분양업체, 종합건설사, 가구업체 대표 등 기업인도 상당수 있었다. 권정호 전 경남 교육감과, 임기가 남은 안순일 현 광주 교육감은 관내 학원 대표로부터 각각 500만을 후원받았다. 반면 임혜경(부산), 나근형(인천), 김복만(울산), 민병희(강원), 이영우(경북) 교육감과 장휘국 광주교육감 당선자 등 5명은 고액 기부자가 없거나, 아예 선거 후원금을 걷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효식·박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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