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반한 한국 <12> 프로야구 롯데 로이스터 감독의 제주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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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 장엄한 천재연폭포 잊지 못할 것

2009년 여름 제주도 천재연폭포 앞에서 딸 캐시, 카라와 함께.

매주 월요일은 프로야구 경기가 없는 날이다. 특별한 일정이 없는 한 나는 월요일마다 나는 제주도에 갔다. 제주도에서 나는 골프를 쳤고 호화로운 리조트에서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면서 나는 제주도에 골프장과 리조트 말고도 즐길거리가 널려 있음을 알게 되었다.

제주도는 아름다운 산과 폭포로 널리 알려진 곳이다. 그중에서 천재연폭포는 정말 굉장하다. 나는 지난해 여름 가족과 함께 제주도를 여행한 적이 있었다. 내 사랑스러운 아이들인 캐시와 크리스티, 그리고 카라는 내가 여러 번 제주도 자랑을 해댄 것을 숱하게 들어왔기 때문에 제주도 여행을 몹시 기다려왔다. 크리스티는 잡지에 소개된 돌하르방을 가리키며 다산의 상징 돌하르방과 함께 있는 사진을 많이 찍어달라고 조른 적도 있다. 특히 내가 워낙 천재연폭포에 대해 많은 얘기를 한 참이어서 아이들도 천재연폭포에 큰 기대를 품고 있었다. 캐시와 카라는 얼른 선임교를 건넌 다음 바위를 지나 폭포 아래로 내려가고 싶어 안달이 나 있었다.

천재연폭포 어귀에 있는 선임교는 양쪽 면에 일곱 선녀가 새겨져 있어 ‘칠선녀교’라고도 불린다. 하늘에서 내려와 이 폭포에서 목욕을 하고 갔다는 한국 전설 속 일곱 선녀의 전설을 상징한 것이다. 우리 가족이 20분쯤 걸어 들어가자, 천재연폭포가 시야에 들어왔다. 천재연폭포는 마치 하늘에서부터 물이 떨어지는 것처럼 보였다. 그 장엄한 풍경 앞에 서 있던 순간을 우리 가족은 지금도 잊지 못한다.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두 가지가 있다면 종교와 가족이다. 천재연폭포 앞에 우리 가족이 함께 있던 순간을 나는 내 인생에서 가장 잊지 못할 순간으로 기억할 것이다.

골프장의 완벽한 코스·전망, 첫 홀인원 만들어줘

제주 얘기를 하면서 골프 얘기를 안 하고 넘어갈 수가 없다. 나를 아는 사람이라면 골프에 대한 나의 열정을 알고 있을 것이다. 7월의 어느 화창한 여름날(정확하게는 27일!) 나는 제주도에서 골프를 치고 있었다. 이날을 정확히 기억하는 건, 그날의 내 기록 때문이다. 나는 6번 아이언으로 182야드를 쳐 홀인원을 기록했다. 내 생애 최초의 홀인원이다. 라운드가 끝날 무렵 스태프 70여 명이 모여 나의 샷을 기념하는 기념패를 건네주며 환영했다. 롯데 스카이힐CC 포레스트 코스의 파3, 세컨드 홀이었다. 제주도에서 골프를 쳐보지 않은 분들을 위해 소개하면, 스카이힐은 완벽한 라운드 여건과 전망을 자랑하는 제주의 골프 리조트 중 하나다. 나인 브릿지, 핑크스, 더 클래식 골프장 역시 최고로 손꼽히고 있다.

제주 음식도 빼놓을 수 없다. 제주도에서의 식사는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미각 체험이다. 롯데호텔 수영장 주변에 있는 야외 뷔페 메뉴를 모두 즐기려면 아마도 여기를 수차례 방문해야 할 것이다. 그만큼 메뉴가 다양하고 화려하다. 식사를 마치면 제주 전통 음악을 듣거나 라스베이거스풍의 화산 분수쇼를 구경할 수 있다. 그러고 보니 롯데호텔이 있는 중문관광단지는 제주도의 다양한 아름다움을 둘러보기에 안성맞춤인 것으로 보인다. 폭포도 있고, 아시아에서 가장 큰 식물원이라는 여미지식물원도 있고, 중문해수욕장도 있고, 호화스러운 호텔 리조트도 자리하고 있다.

이와 같은 이유로, 아니 이보다 더 많은 이유로 우리 로이스터 가족은 한국을 방문하는 누구에게나 제주도를 ‘MUST SEE(꼭 가보아야 할 곳)’로 추천한다. 

정리=손민호 기자

제리 로이스터

1952년 미국 새크라멘토 출생. 73년 LA 다저스 소속 내야수로 메이저 리그 선수 생활을 시작했고, 2002년 밀워키 브루어스 감독을 역임했다. 2008년 국내 프로야구 최초의 외국인 감독으로 롯데 자이언츠 부임. 첫해 정규리그 3위, 올해로 3년 연속 포스트 시즌 진출을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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