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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누구에게 프러포즈할 생각이었을까?” 『반지를 끼워주고 싶다』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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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이 되기 전에 반드시 결혼하리라 다짐했는데… 머리를 다치는 바람에 프러포즈 상대를 잊고 말았다?!

한 남자가 있다. 아이스링크에서 넘어져 머리를 다쳤다. 그 결과 딱 한 가지 기억을 잃었다. 누구에게 프러포즈할 생각이었는지. 프러포즈를 위해 반지까지 사놓고, 그걸 누구에게 주려고 했는지 잊어버리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어이가 없어서 말이 안 나온다, 하고 생각하면서도, 왠지, 이 남자를 미워할 수 없다.

어? 이상하네? 그런데 정말이야. 읽으면 읽을수록 이 남자를 미워할 수 없게 되니, 너무 이상하다. 아무튼 이 남자에게 공감할 수는 없지만 미워할 수도 없으니, ‘참 난처하군’ 하고 쓴웃음을 지으면서도, 수수께끼를 풀어가기 위한 여행에 쉽게 동참해버린다.

제135회 아쿠타가와 상 수상 작가인 이토 다카미의 장편소설 『반지를 끼워주고 싶다』는 여자라면 다소 분통이 터지며 더는 상대하고 싶어지지 않을 이런 남자(가타야마 데루히코)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결혼 빙하기’ 청년의 심리를 낱낱이 파헤쳐 간다.

‘너무 어린애 같고 제멋대로’라는 이유로 여자 친구에게 버림받고 그에 대한 복수로 서른 살이 되기 전에 결혼하기로 결심한 가타야마. 하지만 막상 상대방이 결혼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도망가기 바쁘다. 프러포즈하기로 결심한 사람이 누구였는지 애타게 찾고 있으면서, 도대체, 왜?

말하자면 그는 ‘진짜 어른’이 되지 못한 이 시대 어른의 표상이다. 실제로 피터팬신드롬, 모라토리엄 인간 등 다양한 용어로 설명되는, 사회적으로 한 사람의 몫을 다하려 하지 않는 ‘덜 자란’ 어른들이 늘고 있다. 쇼가쿠간 아동출판문화상, 츠보타조지 문학상 등 다양한 수상 경력이 말해주듯 아동문학, 성장소설 분야에서도 빼어난 실력을 보인 바 있는 이토 다카미는 가타야마를 통해 이 시대가 만들어낸, 빙하기에 갇혀버린 청년상을 완벽하게 그려낸다. 거기에 잘못된 선택으로 ‘배드엔딩’이 되면 과거로 돌아간다는 영화 <롤라 런>의 SF적 발상까지 살짝 가미해, 독자를 기묘한 이야기의 소용돌이로 몰아넣는다.

처음에는 어처구니없고 황당무계한 설정에 코웃음 치며 책장을 넘기던 독자라도 이토 다카미의 거침없는 직설 화법으로 이어지는 가타야마의 솔직하다 못해 노골적이기까지 한 고백을 듣다 보면, 그의 문제가 단순히 ‘세 명의 여자 친구 중 한 명을 선택’하는 것이 아님을 곧 눈치채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사실을 깨닫는 순간 프러포즈 대상을 잊어버린‘나’는 우리 각자가 된다. 죽어야만 끝나는 인생에 길들며 서른을 눈앞에 두었지만 어른이 되기엔 아직 너무 어린 가타야마는 지금의 당신이다.

여자 친구가 ‘결혼’이란 단어를 꺼낼까 두려운가? 결혼하자는 말을 도무지 하지 않는 남자 친구가 미운가? 프러포즈를 받았지만 선뜻 승낙할 수 없는가? 일생일대의 ‘선택’ 앞에 도망치고 싶은 당신이라면 가타야마와 함께 수수께끼를 풀어보자. 자, ‘나’는 누구에게 프러포즈할 생각이었을까?

도움말: 소담출판사

<본 자료는 정보제공을 위한 보도 자료입니다.>

조인스닷컴(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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