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에 '중활' 인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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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김해시의 인제대 언론정치학부 3년생 김창곤(27)씨는 요즘 김해 안동공단의 조립식 패널 제조업체에서 일을 한다. 매일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10여명의 회사 직원과 커팅기에 패널을 집어넣고 자르는 일을 한다. 규격대로 자른 패널이 쌓이면 차량에 싣는 일과 청소 등 허드렛일도 한다.

김씨가 받는 돈은 월 87만원(중소기업청 보조금 17만원 포함). 겨울방학 2개월 동안 이 일을 해 번 돈 174만원을 모두 학비에 보탤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대학졸업 때 필수인 자원봉사 학점(2학점)도 덤으로 받는다.

방학 중 대학생들의 중소기업 체험활동(중활)이 인기다. 중소기업에는 부족한 일손을 보태고 대학생들에게는 취업 경험과 아르바이트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 치열한 경쟁=중소기업이 밀집해 있는 김해지역에 있는 인제대의 경우 지난해 중기청으로부터 70명의 중활 참여인원을 배정받았으나 120여명의 대학생이 신청해 1.7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광주.전남의 경우 지난해 3월부터 12월까지(기간 2주~2개월) 중활에 참여한 대학생(전문대 포함)은 전남대.조선대 등 17개 대학, 913명에 이른다. 이는 2003년 같은 기간 814명에 비해 100명가량 늘었으며, 올해는 참여 희망자를 조사한 결과 1000명이 넘고 있어 갈수록 인기를 끌고 있다. 중소기업청 집계 결과 지난해 전국에서 중소기업 체험 활동에 참여한 대학생 수는 1만3643명으로 2003년 1만2300명보다 10.9%가 늘었다.

◆ 일손 부족에 큰 도움=방학 때마다 중활에 참여하는 대학생을 받고 있는 경남 김해의 한국칼러강재 권영국(46)사장은 "현재 직원 10명 가운데 3명이 더 필요하지만 사람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가 대학생 1명을 받아 큰 도움이 된다"며 "대학생의 성실한 태도가 기존 직원들에게 많은 자극을 주고 있어 회사 분위기도 활기를 띤다"고 말했다. 대전우송공업대학의 경우 지난해 56명이 참여, 23명이 해당 업체에 취업하기도 했다.

◆ 중활이란=중소기업청이 대학생들에게 직업 탐색의 기회를 주고 중소기업에 대한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2001년부터 시행 중인 제도. 대학생들은 방학 기간 중 중소기업체에 2주 이상 일하며 경험을 쌓는다. 참여를 원하는 대학생은 중소기업청의 모집 공고가 나면 해당 대학이나 중소기업에 직접 신청하면 된다. 체험 활동에 참여한 대학생들은 중소기업청이 지급하는 경비(17만원)와 회사로부터 50만~70만원(한달 기준)의 급여를 받는다. 대학에 따라 학점을 주는 곳도 있다.

김해.대전=김상진.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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