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공부의 신 프로젝트] 공부 개조 클리닉 서울 청원고 2 구태훈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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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태훈(서울 청원고 2)군은 외국어영역 실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50일 동안 영어단어 5000개 외우기’에 도전한다. [최명헌 기자]

‘2010 공부의 신 프로젝트’ 공부 개조 클리닉 프로그램에 선발된 고교생 5명이 이달부터 개별 학습 관리를 받기 시작했다. 과목별 전문 강사와 입시 전문가가 학생과 일대일로 만나 학습 상황에 맞춰 조언을 들려준다. 그 첫 번째로 구태훈(서울 청원고 2) 학생을 만났다.

글=최은혜 기자
사진=최명헌 기자

태훈이는 중학생 때 전교 30등 이내 성적을 유지해 외국어고 진학을 준비하기도 했다. 그러다 갑자기 ‘변리사’라는 꿈을 갖게 돼 진로를 바꿨다. 일반고로 진학해 이과를 선택했지만 점점 떨어지는 성적에 자신감을 잃었다. 모의고사에서 수리영역은 1등급인데 반해 언어·외국어영역은 3등급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태훈이는 “공부의 갈피를 잡지 못해 슬럼프에 빠진 것 같다”며 “클리닉 선생님의 조언대로 열심히 해 경제학과나 경영학과에 꼭 합격하고 싶다”고 바람을 나타냈다.

태훈이의 현재 학습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MLST 학습전략검사를 받았다. 검사 결과에 대해서는 청솔학원 교육컨설팅 이정선 학습매니저가 해석 상담을 했다. 이 매니저는 “정서 영역에서 걱정이나 불안 지수가 다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계속 낮아지는 성적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태훈이에게 “현재 자신의 고민거리가 무엇인지 머릿속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종이에 한 번 적어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태훈이는 좋아하는 과목과 싫어하는 과목이 매우 분명한 편이었다. 이 매니저는 태훈이가 과목별 비중을 감안해 균형 잡힌 학습 계획을 세우도록 조언했다.

50일 동안 영단어 5000개 외우기

태훈이가 취약한 영어과목 공부는 이투스청솔 외국어영역 이민섭 강사가 도움을 주기로 했다. 이 강사는 태훈이에게 영어 단어 목록을 건넸다. A4 용지에 영어 단어와 한글 뜻을 나란히 정리한 것이었다. 이 강사는 “효율적인 학습을 위해 정리한 단어 목록”이라며 “모두 합해 5000개 단어가 들어 있지만 한 단어가 두 번씩 들어가 있어, 실제 단어 개수는 2500개”라고 설명했다. 영어 사전에 수록된 단어의 정의 가운데 수능 대비를 위한 뜻만 골라 적혀 있고 숙어도 포함돼 있다. 이 강사는 태훈이에게 “매일 단어 100개씩 50일 동안 외우자”고 제안했다.

‘50일 동안 영단어 5000개 외우기’는 태훈이의 영어 기초가 부족하다고 판단해 내린 조치였다. 이 강사는 어휘 암기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가장 쉬우면서도 어려운 게 단어 외우기야. 기초가 없어도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단순 반복하는 일이어서 힘들 수 있어. 하지만 일단 미쳐봐. 그러면 재미가 생겨. 50일 만 지나면 네 인생이 바뀐다고 생각해봐.”

이 강사는 “단어암기에 성공하는 경험을 통해 한번 자신감이 붙으면 다른 과목 성적도 함께 오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저 ‘단어를 외우는 것’으로 생각하기보다 중요한 하나의 프로젝트로 여겨야 한다는 주문이었다. 그는 태훈이에게 “불굴의 의지로 꼭 해내자”며 힘을 불어넣었다.

틀린 단어는 빨간색 표시 … 틈틈이 반복 암기

단어를 외우는 방법은 3단계다. 먼저 매일 단어 목록을 한 페이지씩 외운다. 그런 다음 이 강사가 함께 나눠준 ‘셀프테스트’ 시험지에 뜻을 적어본다. 채점해서 틀린 것은 빨간색으로 표시하고, 잘못 적었거나 비워둔 곳에 옳은 뜻을 빨간색으로 써둔다. 이튿날에는 전날 빨간색으로 표시해둔 단어를 먼저 확인한 뒤에 그날 진도를 나간다. 한 페이지를 외운 뒤 다시 셀프테스트를 반복하는 식이다. 어제 틀린 것 복습→새로운 단어 100개 암기→셀프테스트의 3단계 과정이다.

빨간색으로 표시해둔 단어는 자투리 시간이 생길 때마다 꺼내서 들여다보도록 한다. 가지고 다니면서 다른 사람에게 물어봐 달라고 하는 것도 좋다. 계속 쌓여가는 빨간색 단어는 틈틈이 ‘무한반복 암기’를 해야 한다. 그 단어들이 곧 나의 약점이기 때문이다. 양치질하듯 자동으로 외우도록 습관화해야 한다. 작게 소리를 내며 외우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 강사는 “만원인 지하철 안에서도 단어책을 꺼내 외울 정도로 주위의 이목에 신경 쓰지 말고 몰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는 단어가 많아지면 영어 지문을 읽고 싶어지게 되고 그러면 문제도 풀리기 시작한다”며 “50일 뒤에 영어를 잘하게 될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라”고 조언했다.

태훈이는 중간고사가 끝나는 10월 5일부터 ‘50일 동안 영단어 5000개 외우기’ 프로젝트에 돌입할 계획이다. 태훈이가 외우기로 한 단어 목록과 셀프테스트 양식은 멘토코리아 홈페이지(www.mentorkorea.co.kr)의 ‘공부 개조 클리닉’ 게시판에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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