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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보험료 인상 담합 여부 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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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최근 자동차 보험료를 올린 손해보험사의 행위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27일 공정위와 금감원에 따르면 국민의 생활물가와 직결된 자동차 보험료가 최근 잇따라 인상되는 과정에서 보험사 간 담합이 있었는지를 공정위가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자동차 보험사가 두 달 연속 보험료를 올리기로 결정해 두 달 새 상승률이 7%에 달한 데다 보험사들의 인상률도 거의 비슷해 소비자들의 불만을 사왔다.

특히 공정위는 최근 불거진 ‘자동차 정비수가’ 인상 담합 의혹과 관련, 보험사들이 일종의 하청관계인 정비업체의 정비수가 인상 요구를 조직적으로 묵살한 것을 조사하고 있다. 또 전격적으로 차 보험료는 인상하는 등 ‘쥐어짜기’와 ‘제몫 챙기기’가 있었는지도 조사 대상이다. 공정위는 이달 초 물가대책을 발표하면서 자동차 정비수가 담합 등 서민생활 밀접 품목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공정위는 당시 주요 생필품을 중심으로 가격동향을 모니터링하고, 담합·출고조절 등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불공정행위를 집중 감시하겠다고 공언했다. 공정위 김석호 카르텔국장은 손보사 담합 조사와 관련,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금융당국도 자동차 보험료를 두 달 연속 인상할 계획을 세운 일부 손해보험사에 대한 실태 점검에 나서기로 했다.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조만간 교보악사·하이카다이렉트·더케이·에르고다음다이렉트 등 4개 온라인 자동차 보험사에 대한 특별 현장점검을 할 계획이다.

금감원은 온라인 보험사에 대한 현장점검 때 보험료 추가 인상이 불가피했는지와 함께 보험료 조정내역이 타당한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계획이다. 또 보험금 지급 심사 과정의 합당성, 사업비 책정과 집행 과정의 타당성, 초과 사업비 관리 실태 등도 점검할 예정이다. 보험업계가 연초 발표한 자구노력 계획을 예정대로 추진하고 있는지와 금감원이 제시한 경영안정계획을 제대로 이행하고 있는지도 점검 대상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온라인 보험사들이 겉으로 드러난 수치만 볼 때 경영 상황이 급박한 것이 사실”이라며 “실제 어떤 상황에 부닥쳤는지 꼼꼼히 따져보기 위해 영업행태를 점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비온라인 보험사에 대해서도 자구노력 추진 실적, 경영안정계획 이행 상황을 점검하기 위한 서면 조사를 하기로 했다. 이 같은 금감원의 계획은 보험료 인상에 사실상 제동을 건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손보사들은 “보험료를 올린 것은 정비수가 문제가 아니라 손해율 문제”라며 “전반적으로 사고건수가 급증했고 대물사고 보험료 할증기준도 상향 조정됐기 때문에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서경호·권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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